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한꺼번에 겨냥한 '그럼피 올드 맨'(Grumpy Old Men·고약한 노인들)이라는 구호를 내건 새 캠페인을 선보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헤일리 캠프는 '그럼피 올드 맨'이라는 제목의 캠페인을 개시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문제 삼았다. '그럼피 올드 맨'은 1993년 도널드 페트리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코미디 영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헤일리 캠프는 당내외 경쟁자인 이들이 더 활발하게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이와 관련한 온라인 영상이나 디지털 광고를 공개하고 유권자에게 이메일을 보낼 예정이다.
그간 헤일리 전 대사는 상대적으로 자신이 젊은 점을 내세워 '고령 논란'에 공세를 집중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81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77세, 헤일리 전 대사는 51세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을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라고 홍보하며 75세 이상의 후보에 대해서는 정신 능력 테스트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선거 유세에서 종종 "우리는 주변에서 부산떠는 75세 노인들을 알고 있다"며 "그리고 우리는 조 바이든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지난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토론 도중 헤일리 전 대사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국회의장과 여러 차례 혼동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도 고령 공세를 시작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세에서 여러 차례 "80대에 대통령이 되는 두 사람과 대선을 치르고 싶느냐"며 "대통령직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해당 직무 수행에 있어 인지 능력이 의심되는 사람을 선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캠프 대변인은 "공화당원의 약 50%와 미국인의 70%는 나라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성미가 고약한 노인들이 휘청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동명 영화와 달리) 이번 '그럼피 올드 맨'은 재미있는 안도감 대신 혼란과 나쁜 기시감을 안겨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