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비전, 범죄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한 회복지원사업 ‘하트힐링’ 업무협약 체결

중앙일보

입력

월드비전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월드비전 본부에서 범죄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한 회복지원사업 ‘하트힐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재단법인 아가페 소망교도소 김영식 소장,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김갑식 회장,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 사단법인 온율 송인보 이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월드비전)

월드비전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월드비전 본부에서 범죄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한 회복지원사업 ‘하트힐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재단법인 아가페 소망교도소 김영식 소장,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김갑식 회장,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 사단법인 온율 송인보 이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월드비전)

# 기영(가명)이는 8살부터 8년 동안 의붓 아버지와 형에게 맞고 자랐다. 이들은 훈육을 핑계로 툭하면 기영이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기영이는 의붓 아버지와 형의 폭력도 괴로웠지만, 친어머니의 방관이 더 고통스러웠다. 기영이는 사람에 대한 기피증이 생겼고, 몇번의 자해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 얼마 전 쉼터에 입소한 한주(가명)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다. 한주의 아버지는 한주가 태어나자 마자 집을 나갔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던 한주의 어머니는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한주는 엄마의 체포 현장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오갈 곳이 없어진 한주는 먼 친척집에 맡겨졌다. 그 날부터 한주의 고통은 시작됐다. 친척 어른들은 한주에게 ‘범죄자의 딸’이라며 막말도 서슴지 않았고, 친척오빠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학대를 받아야 했다. 한주는 학교 선생님께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았고, 쉼터로 보내질 수 있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은 범죄피해 청소년과 수용자 자녀를 대상으로 한 피해회복지원사업 ‘하트힐링(Heart Healing)’의 공동 추진을 위해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 본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재단법인 아가페, 소망교도소, 사단법인 온율이 참석했다.

이날 각 기관들은 범죄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 범죄피해 청소년 및 수용자 자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이들에게 맞춤형 피해회복지원이 체계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범죄피해 청소년은 성범죄, 폭력범죄 등에 노출된 피해자로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범죄피해자 보호법’이 마련돼 있지만 공적 지원 기준으로 오히려 지원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범죄피해를 겪은 피해자 연령이 15세 이하로 점점 낮아지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수용자 자녀의 경우 갑작스러운 부모의 수감으로 양육환경 변화, 심리∙정서적 불안, 경제적 위기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연좌제가 폐지된 지 4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수용자 자녀는 계속해서 숨게 되고, 복지지원 서비스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드비전은 올해부터 3년간 총 20억원의 예산을 투입, 범죄피해 청소년 및 수용자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하트힐링 사업을 실시한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월드비전이 글로벌 및 국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출범한 '월드비전 캐피탈캠페인 위원회'를 통해 기획됐다.

각 기관들은 ▲범죄피해 청소년 긴급 생계 및 의료비 지원 ▲피해자/수용자 자녀/관계기관 법률 지원 및 공동연구 ▲수용자 자녀 발굴 체계 구축에 따른 사각지대 피해자 지원 ▲수용자 자녀 학업 및 심리 치료 지원 ▲수용자 자녀 및 가정 긴급 생계비 지원 ▲수용자 심리 치료 지원 ▲양육자 교육 및 가족 회복 프로그램 운영 등의 활동을 통해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월드비전은 법무부 교정본부와 함께 소외된 수용자 자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봉사단을 구성해 운영하며 전국 4개의 서울/대구/대전/광주지방교정청과 수용자 자녀의 일상회복을 위해 긴급위기 지원을 함께할 예정이다. 또한 수용자 자녀 지원 전문기관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과 지난해 11월 업무협약을 맺고 심리 상담, 긴급 위기, 가족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 중에 있다.

월드비전은 이번 민관 협력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함으로써 원가족 관계 회복에 따른 재범률 감소와 함께 관련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사회적 분위기와 현실성 없는 법적 지원 체계 등으로 인해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강력범죄피해 청소년 및 수용자 자녀 모두 우리가 지키고 돌봐야 할 아이들”이라며 ”사회 통합적인 관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각 전문기관들과 함께 협력해 지원하도록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