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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넉 달 만에 하락세…주담대 금리 17개월 만에 최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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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의 한 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의 한 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권 대출금리가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12%포인트 하락한 연 5.14%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만의 내림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에 따른 시장 금리 하락이 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출금리 하락세는 기업보다 가계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5.29%, 가계대출 금리는 4.82%로 한 달 새 각각 0.07%포인트, 0.22%포인트 하락했다. 10~11월 5%대로 올라섰던 가계대출 금리는 다시 4%대로 내려왔다. 5개월 만의 하락세다.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담대가 이를 주도했다. 주담대 금리는 11월 4.48%에서 12월 4.16%로 0.32%포인트 내려갔다. 일반신용대출(-0.27%포인트)·전세자금대출(-0.14%포인트)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이에 따라 주담대 금리는 2022년 7월(4.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엔 주담대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이 크게 작용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 들어 0.5%포인트가량 내려갔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에 힘입어 주담대 금리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59.8%로 한 달 새 3.1%포인트 올랐다. 4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가 늘어난 요인도 은행채 5년물 금리와 연결된다. 고정형 주담대는 은행채 5년물 금리에 연동해서 대출이 이뤄지는데,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고정금리를 택하는 비중이 늘어났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서정석 팀장은 "최초 5년은 고정금리로 가다가 그 이후엔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주담대 취급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는 3.85%로 0.14%포인트 떨어졌다. 은행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29%포인트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확대됐다. 예금 금리가 대출 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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