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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사표 써"...신발로 때리고 주먹질, 축협조합장 결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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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금융기관 직장갑질아웃 대책위원회 호남권모임과 전국협동조합노조 호남지역본부 등이 지난해 10월 5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에 대한 폭행과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순창 순정축협 조합장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금융기관 직장갑질아웃 대책위원회 호남권모임과 전국협동조합노조 호남지역본부 등이 지난해 10월 5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에 대한 폭행과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순창 순정축협 조합장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스토킹까지 한 전북 순정축협 조합장을 재판에 넘겼다.

31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은 특수협박 및 특수폭행,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스토킹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모(62)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지난해 9월 13일 한 장례식장에서 축협 직원을 손으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소주병을 들고 때릴 것처럼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같은 날 축협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다른 직원을 여러 번 때리고는 “당장 월요일까지 사표 써라. 안 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옆에서 이를 말리던 직원 또한 고씨에게 뺨을 맞고 신발로도 폭행당했다.

이 직원들은 사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얻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고씨는 앞서 지난해 4월 6일에는 한 노래방에서 맥주병을 탁자에 내리쳐 깨뜨리고는 “내가 조합장인데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모르냐, 당장 월요일까지 사표 쓰라”고 또 다른 직원을 협박했다.

그는 지난해 9월 피해 직원의 고소 등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합의를 빌미로 피해자들에게 전화 36차례, 문자메시지 47차례를 보냈다. 또 직원들이 입원한 병원과 집에 일방적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조사 결과 고씨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이 탈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걸핏하면 사직을 종용하고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돼 조합장에 올랐고, 지난해 제3회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검찰은 피해 직원들에 대한 심리치료를 의뢰하고 국선변호사를 직권 선정해 재판 과정에서의 진술권 보장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경찰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직장 내 상급자의 괴롭힘, 반복된 폭행, 강요 행위의 심각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직장 내 괴롭힘과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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