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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8강까지 짧은 휴식시간, 우리가 조 1위 놓친 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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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일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조별리그에서 조 1위를 차지하고 싶었다"고 밝힌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휴식일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조별리그에서 조 1위를 차지하고 싶었다"고 밝힌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호주전까지 휴식일이 이틀밖에 주어지지 않는 것은 우리가 조 1위를 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3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이날 사우디로 상대로 연장전까지 120분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천신만고 끝에 8강에 오른 한국의 다음 상대는 호주다. 다음 달 3일 오전 자정 직후에 킥오프한다.

호주는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체격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다. 게다가 호주는 한국전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호주는 이틀 전인 지난 28일, 인도네시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 없이 4-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틀 휴식하고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일찌감치 8강에 선착한 호주는 나흘이나 쉴 수 있다.

클린스만호엔 짧은 시간 내 회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남은 시간이 적지는 않다.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긴 시간이다. 오늘 승리가 팀 분위기에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 이 선수들과 함께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본을 피하기 위해 조 2위를 했다고 말들 하지만, 전혀 아니다. 조 1위를 해서 이런 일정을 피하고 싶었다. 조 1위를 못 했으니 이제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장 만치니 감독(오른쪽)의 전술에 고전한 끝에 간신히 승리한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명장 만치니 감독(오른쪽)의 전술에 고전한 끝에 간신히 승리한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E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조 1위로 올랐다면 일본과 16강에 맞붙는 대진이었다. 이에 일부 해외 언론에선 '클린스만 감독이 일본을 피하기 위해 일부로 조 2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우승을 한국 팬들에게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클린스만 감독은 "난 우승을 '약속'한 적은 없다. 축구에 당연한 것은 없다. 난 우리 팬들께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대회에 임하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능력, 자질, 팀으로서의 모습을 보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스타 사령탑'간 대결로도 주목 받았다. 클린스만은 현역 시절 수퍼스타였다. 사우디의 로베르토 만치니는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의 첫 프리미어리그(EPL) 우승과 이탈리아의 유럽축구선수권 우승을 지휘하는 등 프로 무대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장이다. 연봉도 400억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액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만치니 감독은 명장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승부차기에서 사우디의 두 번째 실축이 나오자 자리를 박차고 벤치를 떠나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리더답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열심히 하려고 한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몰라서 나갔다"고 변명했다. 다잡은 경기를 놓진 이유에 대해 묻는 말에는 "축구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면서 "우리가 잘했지만, 상대가 강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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