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사 고가인수 의혹…카카오엔터 대표·부문장 영장 청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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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김성수(62)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49)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사람을 불러 조사한 지 6일 만이다.

서울남부지검 전경. 뉴스1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권찬혁)는 특정경제범죄법(배임)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김 대표와 이 부문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29일 청구했다고 30일 밝혔다. 두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1일 열린다.

이들은 2020년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수대금을 부풀려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자본금이 1억원인 바람픽쳐스는 2018년 1억원, 2019년 7억원, 2020년 22억원의 영업손실을 연달아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카카오엠(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신)은 2020년 7월 회사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0억원을 추가 증자해 카카오엔터에 총 4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배우 윤정희. 사진 써브라임 홈페이지 캡처

검찰은 이 부문장이 아내이자 배우인 윤정희(43)씨가 투자한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김 대표와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이 부분에 대해선 별도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부문장은 카카오엠 영업사업본부장, 김 대표는 카카오엠 대표를 맡았다.

이들의 공모 정황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던 검찰에 의해 포착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카카오그룹 판교 아지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고, 지난해 12월엔 두 사람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은 지난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 측은 “당시 유망한 제작사에 대해 이뤄진 적법한 투자”라며 “검찰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투자 성과까지 시간이 걸리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