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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하고도 고개숙인 도요타 회장…그룹사 대규모 부정행위 사과

중앙일보

입력

도요타 아키오(67) 도요타자동차 그룹 회장이 30일 고객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다이하쓰공업·도요타자동직기 등 그룹 계열사에서 드러난 부정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모회사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4년 연속 세계 자동차판매 1위를 기록했지만 자회사에선 품질인증 부정 등 스캔들이 잇달아 터져 그룹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30일 기자회견에서 도요타 자회사의 잇단 부정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EPA=연합뉴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30일 기자회견에서 도요타 자회사의 잇단 부정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EPA=연합뉴스

30일 아키오 회장은 나고야시 도요타 산업기술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요타가 규모 확대를 우선한 결과 소중한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망각했다"며 "고객을 불편하게 하고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세계에서 1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4년 연속 세계 신차 판매 1위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년보다 7.2% 증가한 수치다. 1~2위를 다투는 독일 폭스바겐(924만대)보다도 약 200만대 많을 뿐 아니라 과거 도요타 최다 판매량이었던 2019년(1074만대)을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이하쓰공업·도요타자동직기 등에서 품질인증 부정 의혹이 불거져 나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이에 도요타 창업자 가문의 4세인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직접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했다.

이날 아키오 회장은 "인증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상품을 만들었고, 판매해선 안 되는 상품을 시장에 내놨다"며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제품을 만들어 미래에도 필요한 도요타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도요타 계열사 임원들이 지난 29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요타 계열사 임원들이 지난 29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룹 내 제기된 각종 비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오는 6월 17개 그룹 주주총회에 주주 신분으로 참석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키오 회장은 “주주의 입장,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도요타그룹을 보겠다"고 덧붙였다.

자국 내 일부 생산라인 중단 결정 

도요타는 이날 도요타자동직기가 생산한 디젤 엔진이 사용된 랜드크루저 등 10개 차종에 대한 출하를 중단하고, 일본 내 4개 공장 내에 있는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날 발표된 제3자위원회 조사 결과와 일본 국토교통성의 출하 정지 처분에 따른 것이다.

도요타는 30일 도요타자동직기가 생산한 디젤 엔진이 사용된 랜드크루저 등 10개 차종에 대한 출하를 중단하고, 일본 내 4개 공장 내에 있는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요타는 30일 도요타자동직기가 생산한 디젤 엔진이 사용된 랜드크루저 등 10개 차종에 대한 출하를 중단하고, 일본 내 4개 공장 내에 있는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요타자동직기는 원래 섬유 직조기를 제조하는 회사였다. 현재는 굴삭기·지게차 등 산업용 차량을 제조하거나 도요타자동차에 납품하는 디젤 엔진을 만들고 있다.

도요타자동직기는 지난해 3월 지게차용 엔진 3종에서 품질 부정이 발각된 뒤 제3자위원회를 구성해 실태 조사를 해왔다. 조사 결과 엔진의 출력 시험 시 연료 분사량을 조절해 성능이 더 좋아 보이도록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산업용 차량뿐 아니라 도요타에 납품하는 자동차용 디젤 엔진 인증 시험에서도 부정이 있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자회사의 잇단 품질 부정 사건에 일본 언론들은 모회사인 도요타의 관리 소홀 책임을 부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회사에서 발생한 부정은 개발 기간 단축 압박 탓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직기 직원 사이에는 '양산 개시일 준수는 절대적이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수개월이 걸리는 열화 내구성 시험을 통과 못 하면 양산 일정을 맞출 수 없다는 압박감 때문에 데이터 조작을 벌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다른 자회사에서도 "과도하게 짧은 일정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는 호소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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