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여 깔깔 웃는 '밥상 예능'…시트콤 뺨치는 '연애남매'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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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남매' 패널로 출연하는 한혜진(왼쪽부터 시계방향), 코드쿤스트, (여자)아이들 미연, 파트리샤-조나단 남매, 뱀뱀. 사진 웨이브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를 기획·연출한 이진주PD가 새 예능 ‘연애남매’를 3월 론칭한다.
최근 인기인 ‘연애’ 콘텐트에 ‘남매’라는 가족 공감대를 더했다. 시트콤을 보는 듯 웃음 가득한 예능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처럼 올 상반기 JTBC 신규 예능들은 ‘가족’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로 진정성 있는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JTBC는 30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2024 JTBC 예능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애남매’를 포함한 상반기 라인업을 소개했다. 임정아 JTBC 예능제작본부장은 “가족이 모여 깔깔 웃던 ‘밥상 예능’은 없고 ‘혼밥 예능’만이 남았다. 콘텐트 업계에 생존을 위한 자극이 넘쳐나면서 도파민이 치솟지만, 피로감과 허무감도 커졌다. 그래서 JTBC는 ‘모두의 예능’을 준비했다.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레거시 미디어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임정아 JTBC 예능제작본부장. 사진 JTBC

“리얼리티는 ‘찐’”

그렇다고 파격적인 변화를 택하진 않았다. 기존에 봤던 리얼리티 포맷에 모두의 가치를 이끌 수 있는 창의적인 실험을 펼쳐 나간다.

기혼 연예인의 관찰 예능 ‘해방타운’을 연출했던 김은정 CP는 이번엔 이혼 위기의 부부들을 조명한다. 그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부부 리얼리티 ‘이혼숙려캠프’(가제, 4월 예정)는 4주간 결혼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가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방타운’을 함께 했던 홍인기 PD는 연애 콘텐트에서 소외됐던 55세 이상의 시니어 중심으로, 실버 세대의 리얼리티 ‘끝사랑’(가제)을 6월 선보인다. 같은 달 정동현 PD는 ‘전업자녀 탈출기’(가제)를 꺼낸다. 직업이 ‘자녀’인 청년들이 사회인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예능 다큐로, 요즘 사회 현실의 단면을 어둡지만은 않게 풀어낸다.

JTBC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철기CP, 손창우CP, 황교진CP, 김은정CP. 사진 JTBC

‘아는 형님’의 민철기 CP는 “오락과 취향의 콘텐트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TV라는 레거시 미디어에선 핸드폰에선 볼 수 없는 리얼리티 장르가 강세”라며 “리얼리티의 진정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관찰 버라이어티의 시초 격인 ‘god의 육아일기’(2000, MBC)를 기획·연출했던 때를 떠올리며 “당시엔 리얼리티라는 말은 없었다. 그냥 멤버들이 자고 있을 때 카메라를 코너마다 설치했더니 자는 와중에 아이 기저귀를 갈아주는 손호영의 모습이 찍혔다. 연출을 하는 나도 이 주제에 진심인데, 출연하는 god도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말로 ‘찐’ 상황이 펼쳐진, 그것이 리얼리티라고 생각한다. JTBC 예능PD들이 공감하는 부분들이 이 지점에 있다”고 덧붙였다.

차별화 시도도 계속

국악, 클래식, 무명, 모창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래가 주는 감동을 전한 JTBC는 6월 새 음악예능 ‘걸스 온 파이어’를 론칭한다. ‘히든싱어’·‘팬텀싱어’의 김희정 CP가 연출하는 이 프로그램 제목에는 ‘열정적이고 멋진 여성들’이란 뜻이 담겼다. MC 장도연 등 여성이 주축이 돼서 라이브 보컬 그룹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전망이다.

사진 스튜디오잼

배우들의 진솔한 모습은 매주 화요일 방영 중인 ‘배우 반상회’에서 다루고 있다. 배우들이 출연하는 다른 예능에서처럼 배우들이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자연인으로서의 일상을 꾸밈 없이 보여준다. 애플TV ‘파친코’에 출연했던 노상현은 종로 탑골공원에서 장기협회 회장과 대국 하는 일상을 공개했고, 30일 방송에선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일본계 미국 배우와 극비리에 결혼한 다니엘 헤니의 일상을 보여준다. 손창우 CP는 “다니엘 헤니의 배우로서의 모습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이방인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준다. 두 가지 모습에서 그의 고민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예능도 기획 중이다. 임 본부장은 “김 PD가 기획서를 들고 와 논의하는 단계”라면서 “다양한 차별화 시도를 권장한다. 다른 방송사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1~2회 정도인데, 우리는 많게는 6회까지도 보장한다. 앞으로도 실험적인 시도들을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