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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사망'에 보복 예고한 美 "이란과의 확전은 원치 않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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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키스 로울리 트리니다드 토바고 총리와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키스 로울리 트리니다드 토바고 총리와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은 친이란 민병대의 요르단 미군기지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을 천명했다. 다만 이란과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9일(현지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지역에서 더 큰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해야 할 일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 군인들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적합한 시기에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란과의 확전(wider war)을 원하지 않으며 지역(중동)에서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커비 조정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이란 정권과 군사적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모색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공격에 대한 대응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영토 내부를 타격하지 않는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어떻게 할지 예고하지 않겠다”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어 “이번 건은 심각한 공격이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는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이란이 공격 배후설을 부인하는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그들은 이 단체에 무기를 공급하고 훈련하는 등 자원을 지원했다”면서 “테헤란의 지도자들이 적절하게 져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공격 대응과 확전 방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이 어려운 부분”이라면서도 “쉬운 답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국가안보팀과 만나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또한 다단계로 지속해서 강력하게 보복할 방침임을 확인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응징할 것"이라며 "(실행에) 앞서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그 대응은 여러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지속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이란과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28일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미군의 사망을 확인하면서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책임 있는 모든 이를 처벌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복에 나설 것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미 공화당에선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 단체인 ‘저항의 축’ 세력뿐 아니라 배후에 있는 이란의 본토를 공격하거나 지도부 암살에 나서야 한다고 주

장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은 “당장 이란을 공격하라, 세게 쳐라”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가운데 나온 커비 조정관의 발언은 이란보다는 이번 공격의 주체에 대한 보복에 초점을 맞출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애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은 이란 본토 공격이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않고도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시리아ㆍ이라크에 있는 이란 병력이나 페르시아 만의 이란 해군 자산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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