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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대도 늦다"…초등생부터 마약위험 교육, 싹 자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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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펜타닐 패치 사진. 연합뉴스

펜타닐 패치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초등학생의 약물 오남용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10대 마약사범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10대 약물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약물 중독을 막기 위한 조기 교육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0대 마약류 급증…“초등생부터 교육해야”

29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최근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약물 오남용 예방을 위한 맞춤형 조기 교육프로그램 개발’ 연구용역을 긴급 공고로 올렸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건강의학 영역에서 소아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약물 오남용 관련 예방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제안서에는 최근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문제로 거론됐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2년 마약류 사범은 1만8395명으로, 5년 전인 2018년(1만2613명)보다 45.8% 증가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측은 제안서를 통해 “마약류를 비롯한 약물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며 “특히 10대 이하의 약물 오남용 문제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대 마약사범은 전년보다 262% 늘어나(294명→1066명) 사상 처음으로 1000명대로 올라섰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기획 중인 모델은 초등학생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조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현재 초등학생이 받는 약물 오남용 프로그램은 ‘약을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카페인은 위험하다’처럼 간단한 내용”이라며 “이번 연구는 정신건강의학 영역에서 전문의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존 교육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올해 말쯤 나올 예정이다.

교육 현장이나 의료계에서는 10대 청소년의 약물 오남용 심각성에 따라 조기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청소년 마약류범죄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이하 마약류 처방 환자 1인당 처방량은 2019년 54개에서 2022년 81개로 3년 만에 48.6% 증가했다. 10대 사이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나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식욕억제제 등의 약물 오남용 문제는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40대 엄모씨는 “최근에 아들이 방송을 보고 패치 등에 호기심을 가지길래 너무 놀랐다”며 “집뿐 아니라 학교에서 단호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걱정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일하는 30대 초등교사 A씨는 “유튜브·미디어 노출 등에 따라 약물에 대한 아이들 관심은 커지는데 일선 학교의 중독 예방 프로그램은 ‘집에 있는 약을 함부로 먹지 마라’ 수준에 그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홍현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약물 교육 등 정신건강 관련 교육을 받는 시기는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며 “문제는 보통 10대 청소년이 됐을 때 생기기 때문에 그전에 약물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주고, 위험성을 알려주는 건강한 약물 사용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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