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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물가 리스크 넘어야, 금리인하 시점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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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주춤하면서 긴축 통화정책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유가·공공요금 등 물가가 튈 위험 요인이 남은 만큼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이러한 내용의 ‘물가 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물가 안정기 진입에 성공한 각국 사례를 분석한 결과, 물가가 첫 인플레이션 충격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 평균 3.2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장희창 한은 정책분석팀장은 “물가 안정에 성공한 (평균) 3.2년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봐야 한다. 시기·나라마다 다르지만, 이 정도 인내는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물가 안정기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대부분 마지막 단계, 이른바 ‘라스트 마일’(Last Mile) 리스크가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 등이 남아있는데 기저효과 때문에 물가가 안정돼 보이는 ‘착시 효과’를 간과하고 섣부른 긴축 완화에 나서는 식이다.

한국은 물가 안정기로 향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0%를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12월 3.2%로 하락했다.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반면 체감도가 큰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는 여전히 4% 선에 근접해 온도 차가 있다. 또한 최근 물가 안정엔 2022년 물가 상승률이 5~6%대로 들썩인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국내 인플레이션 지표가 점차 낮아지지만, 물가 안정기 진입과 관련한 마지막 단계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곡물가 같은 공급 이슈 축소로 주요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의 부문별 파급도 줄어드는 건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물가가 다시 뛰어오를 변수도 있다. 향후 유류세 인하 종료, 지연된 공공요금 인상의 본격화 등이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품목별 인플레이션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다.

정성엽 한은 정책분석팀 차장은 “인플레이션 기대는 점점 낮아지지만, 아직 2% 수준으로 완전히 낮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복합적 변수가 해소돼야 국내 금리 인하 시점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해 2월 이후 8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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