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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운명의 사우디전, 'EPL 골잡이' 손흥민-황희찬 동반 출격

중앙일보

입력

사우디전에 동반 출격하는 EPL 듀오 손흥민(왼쪽 둘째)와 황희찬(오른쪽). 뉴스1

사우디전에 동반 출격하는 EPL 듀오 손흥민(왼쪽 둘째)와 황희찬(오른쪽). 뉴스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킬러 듀오' 손흥민(32·토트넘)과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벼랑 끝에 몰린 한국축구대표팀의 해결사로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이제부터는 패하면 즉시 짐을 싸야 하는 벼랑 끝 승부다.

손흥민(왼쪽)과 황희찬은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 골을 합작했다. 뉴스1

손흥민(왼쪽)과 황희찬은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 골을 합작했다. 뉴스1

한국은 조별리그(E조 2위 16강행)에서 부진했다. 한 수 아래 약체를 상대로 6실점한 수비진 만큼이나 8골에 그친 공격진도 기대에 못 미쳤다. 에이스 손흥민이 집중 견제를 받아 전방 지역에서 고립되는 장면이 매 경기 나왔다. 사우디전에는 화력 보강이 이뤄진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엉덩이 근육에 통증을 느껴 조별리그 1·2차전을 결장한 황희찬이 손흥민과 함께 선발 출장할 전망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황희찬의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당초 8강부터 (선발 출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빠르게 회복했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EPL 무대에서 톱클래스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10골을 터뜨려 득점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3위(12골)인 손흥민과 함께 득점 랭킹 상위권이다. EPL 무대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인 골잡이 두 명이 함께 대표팀 공격을 이끄는 건 유럽 강팀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다. 두 선수는 지난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함께 뛰며 1-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한국의 역전 결승골을 합작해낸 경험이 있다.

손흥민(왼쪽)과 황희찬(가운데)은 올 시즌 EPL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골을 기록 중이다. 뉴스1

손흥민(왼쪽)과 황희찬(가운데)은 올 시즌 EPL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골을 기록 중이다. 뉴스1

클린스만호에 맞서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는 F조를 2승1무 조 1위로 통과했다.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페널티킥으로 단 한 골만 내주는 등 탄탄한 수비력이 돋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6위로 한국(23위)보다 33계단이나 낮지만, 역대 전적에서는 5승8무5패로 팽팽하다.

요주의 인물은 윙어 살렘 알다우사리(33·알힐랄)다.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사우디가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으며 파란의 주인공으로 주목 받을 당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에이스 겸 간판 스타다. 스피드와 기술, 골 결정력을 겸비했다. 주 포지션은 왼쪽 측면이지만 수시로 중앙과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바꾸며 상대 수비진을 괴롭힌다. 지난 2021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소속팀 알힐랄의 우승을 이끌어 대회 MVP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엔 AFC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사우디전을 대비해 훈련하는 클린스만호. 연합뉴스

사우디전을 대비해 훈련하는 클린스만호. 연합뉴스

사우디는 지난해 8월 로베르토 만치니(60·이탈리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이후 한층 까다로운 팀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 의존하는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조직력을 앞세운 실리 축구로 변화를 이끈 게 주효했다. 앞서 잉글랜드 강호 맨체스터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2012), 이탈리아의 유럽축구선수권 우승(2020) 등 숱한 업적을 만든 만치니 감독은 사우디 사령탑에 올라 2500만 유로(36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연봉을 받고 있다. 동갑내기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29억원·추정)의 12배에 달하는 거액이다.

한편 16강전 장소인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의 관중석(4만4000석) 대부분은 사우디 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도하까지는 차량으로 5시간, 제3의 도시인 담맘에서는 3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 팬 3만 여명이 경기장에 모여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라운드 밖 분위기는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또한 축구의 일부다. 잘 준비해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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