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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폐기물 매립장…주민, 설명회 보이콧

중앙일보

입력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 200여명이 2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원삼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반대하며 가두 집회를 열었다. 사진 독자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 200여명이 2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원삼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반대하며 가두 집회를 열었다. 사진 독자

“설명회에 주민이 단 한 명도 참석을 안 한다는데, 무슨 주민 설명회입니까?”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들어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에 4만4000여㎡(약 1만3000평) 규모의 폐기물 매립장(자원순환센터) 건립이 가시화되자 원삼면 주민들이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반대 집회를 열었다.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원삼면 주민 200여명은 29일 오후 2시 원삼면행정복지센터에서 예정된 자원순환센터(매립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를 보이콧하며 이렇게 말했다.

29일 용인시와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주) 등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는 산단 내 매립장을 설치해야 하는 필요성과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매립장 조성 사업은 원삼면 죽능리 일원 총 7만340㎡에 매립시설(4만3901㎡)과 녹지, 부대시설 등을 설치해 폐기물 132만6525㎡을 매립 용량으로 정해 약 20년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매립 높이는 지상 15m 지하 36.25m 규모다.

원삼면 주민 2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면 복지센터 사거리에 모여 폐기물 매립장 반대 집회를 열었다. 대형 크레인 2대를 면 사거리에 전개하고 고공에 현수막도 펼쳤다. 주민들은 “청정 자연환경에서 평화롭게 살던 원삼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쓰레기장을 만들려 하고 있다” “폐기물 매립장은 지역 주민의 건강권과 행복추구권,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므로 단호히 반대한다” 등 자원순환센터 건립을 완강히 반대했다.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 200여명이 2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원삼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대형 크레인 2대 등을 동원해 산단 내 폐기물 매립장 건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손성배 기자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 200여명이 2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원삼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대형 크레인 2대 등을 동원해 산단 내 폐기물 매립장 건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손성배 기자

허정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회장은 “매립장이 들어서는 곳은 주거 지역과 불과 300m 떨어져 있다”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침출수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마시는 지하수 관정이 오염되고 농민들의 경제생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농작물 악영향과 건강권 침해도 우려하고 있다. 윤찬호 협의회 사무국장은 “산단 내 폐기물뿐 아니라 외부 폐기물까지 반입 처리하려는 계획이 엿보인다”며 “청정 반도체 공장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폐기물 쓰레기장을 만든다면 주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했다.

집회를 마친 주민들이 설명회 장소인 행정복지센터 회의실 입구를 막으며 보이콧하자 사업 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 측은 결국 설명회를 취소했다. 용인일반산업단지 관계자는 “매립장은 최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당시 토지이용계획에 포함된 시설”이라며 “주민들은 외부 폐기물 반입을 우려하는데, 매립장 사업자에게 영업 범위를 제한해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 200여명이 2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원삼면행정복지센터에서 예정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자원순환센터(매립장)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보이콧했다. 손성배 기자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등 주민 200여명이 2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원삼면행정복지센터에서 예정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자원순환센터(매립장)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보이콧했다. 손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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