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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출산 급한 中 '미신과 전쟁'…"입춘 없는 해 불길?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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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혼부부 커플들이 베이징 자금성 성벽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1년만에 마이너스 인구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해에도 208만명의 인구 감소를 기록했다. EPA=연합뉴스

중국의 신혼부부 커플들이 베이징 자금성 성벽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1년만에 마이너스 인구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해에도 208만명의 인구 감소를 기록했다. EPA=연합뉴스

인구 감소로 출산 장려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 당국이 올해 결혼을 피하라는 속설과 '전쟁'에 돌입했다. 절기상 입춘(2월 4일)이 음력설인 춘절(2월 10일)에 앞서는 올해가 “결혼에 좋지 않다"는 속설이 퍼지자 관련 부처와 관영 매체들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대응에 나섰다.

한국의 행정안전부 격인 중국 민정부의 사회사무국(社會事務司)은 지난 22일 "올해가 결혼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하는 속설이 상식에 위배된다"고 지적한 어느 네티즌의 홈페이지 게시글에 “주목한다”는 공식 답변을 게시했다. 이후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방송(CC-TV), 중국청년보, 신경보 등이 연달아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미신”이라고 강조하는 보도를 냈다.

중국 민정부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춘이 없는 해는 결혼에 불길하다는 ‘과부의 해’ 속설 타파를 주장하는 네티즌 건의에 “주목한다”는 답글을 올렸다. 민정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 민정부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춘이 없는 해는 결혼에 불길하다는 ‘과부의 해’ 속설 타파를 주장하는 네티즌 건의에 “주목한다”는 답글을 올렸다. 민정부 홈페이지 캡처

당국의 답변에 앞서 해당 네티즌은 지난 11일 민정부 홈페이지에 “2024년은 입춘이 음력으로 2023년 말에 있었다. 민간 속설에 이런 해엔 결혼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며 “이런 주장은 생활 상식과 과학 상식에 크게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민정부가 다른 부처와 함께 글을 발표해 용띠 해에 정상적으로 결혼하고 인구 발전에 공헌하길 건의한다”고 했다.

음력 2024년(갑진년)은 양력으로 2024년 2월 10일부터 2025년 1월 28일까지다. 음력으로 1년 동안 입춘이 없어 '입춘이 없는 해(無春年)'로 불린다. 예로부터 중국에서 입춘은 출산을 상징했다. 그래서 입춘이 없는 해를 자녀가 없는 해로 여겨 이 해에 결혼하면 불길하다는 속설이 생겨났다.

26일 신경보에 따르면 이런 속설이 처음 등장한 2005년(을유년)으로 당시 한해 동안 중국의 혼인신고가 총 787만 2000건을 기록했다. 다음해 입춘이 두 번 겹치는 병술년엔 2~3분기 혼인신고 건수만 906만5000건으로 전년도 전체 신고 건수를 능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입춘 없는 해' 속설이 비과학적이라고 강조했다. 역법상 매 19년 동안 입춘이 한 번 들어있는 해는 5년에 불과하다. 두번 있는 해, 한 번도 없는 해가 각각 7번 있다. 속설대로 입춘이 없는 해에 결혼이 불길하고, 두번 있는 해엔 재혼만 길하다면 19년마다 결혼할 수 있는 해는 5년에 불과하다는 게 매체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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