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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참겠다" 비행기 비상문 열고 날개 위 시위…승객들 환호,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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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는 아에로멕시코 항공기. AP=연합뉴스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는 아에로멕시코 항공기. AP=연합뉴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서 한 남성 승객이 대기 중이던 비행기의 비상문을 열고 나가 비행기의 날개 위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에서 과테말라시티행 아에로멕시코 항공기 AM672편이 이륙을 앞두고 기내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기장은 필요한 정비를 받기 위해 항공기 기수를 돌려 다시 게이트로 돌아왔다. 그런데 정비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이륙은 4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그러자 참다못한 한 승객이 멈춰 있는 항공기의 비상문을 열고 날개 쪽으로 걸어 나가 시위를 벌인 것이다.

공항 측은 성명을 통해 "활주로에서 떨어진 곳에 있던 항공기에서 한 승객이 날개로 나갔다가 다시 기내로 들어갔다"며 "국제 보안 규정에 따라 이 승객은 당국에 자수했다"고 밝혔다.

놀라운 것은 당시 탑승해 있던 승객들이 남성을 선처해달라며 연대 성명을 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을 비롯한 수십 명의 승객들은 이륙이 지연되는 동안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기내 안에서 물도 없이 기다리기만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를 벌인 남성은 "물도 없이 장시간 기내에 갇혀 있었다"며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아 자칫 누군가는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었다"고 항의했다고 한다.

다른 승객들은 성명에서 "그 남성 승객은 모두의 지지를 받고,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며 "그는 우리의 생명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기내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도 일부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승객들이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하고 승무원들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이 담겼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이 항공편은 이날 4시간 56분간 이륙이 지연됐다.

공항 당국은 해당 남성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며, 그가 구금됐는지 등에 대해서 언급하기를 거부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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