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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려고 반려견 살 뺐어요"…작년 15만마리 비행기 탔다

중앙일보

입력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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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는 반려동물 무게가 최대 7㎏(운송 용기 포함)이다 보니 반려견과 함께 다이어트를 하고 타는 고객도 있었습니다. ‘건강과 여행의 행복을 모두 찾았다’고 좋아하시더군요.” (제주항공 관계자)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면서(농촌경제연구원) 강아지·고양이 등과 함께 하는 비행도 늘고 있다. 항공사들은 또 하나의 승객으로 떠오른 반려동물 모시기 경쟁에 한창이다.

반려동물 여행↑…햄스터‧물고기는 ‘불가’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중앙일보가 항공 6사(대한항공‧아시아나‧티웨이‧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의 반려동물 운송 실적을 조사해보니 2021년 12만926건, 2022년 14만4905건, 지난해 15만3139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했다.

항공 업계도 앞다퉈 ‘펫코노미(펫+이코노미, 반려동물 관련 시장)’ 상품 출시에 나섰다. 그렇다고 비행기에 모든 반려동물을 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송이 가능한 반려동물은 개와 고양이, 애완용 새에 한정된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간혹 초등학생 손님들이 햄스터나 물고기의 탑승 가능 여부를 물어보는데 워낙 작고 환경에 민감해 규정상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탑승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크기나 수 역시 제한된다. 또한 반드시 운송 용기(이동장 등)를 이용해 좌석 아래 보관해야 하는 등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통상 한 마리당 3만원 안팎의 별도 요금도 지불해야 한다. 항공안전법으로 강제하는 사안은 아니지만 대부분 항공사가 안전을 위해 비슷한 규정을 두고 있다.

반려동물도 제2의 고객

반려동물을 동반한 승객이 늘다 보니 항공사들은 반려동물과 운송 용기 무게의 합을 기존 5㎏에서 점차 늘리는 추세다. 티웨이항공은 9㎏,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제주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은 7㎏까지 허용한다. 에어서울은 애초 5㎏으로 정했다가 “이 규정으로는 소형견밖에 탈 수 없다”는 고객들 원성에 무게 기준을 늘렸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사료나 간식 용품, 산책용 발 세정제(제주항공), 히트패딩 목도리(아시아나) 등을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가 일반적이다. 이 밖에 반려동물과 여행할 때마다 스탬프를 적립해 일정 개수가 되면 요금을 깎아주거나 아예 반려동물을 무료로 태워주는 곳도 있다. 반려동물용 기내식인 사료나 간식‧접이식 그릇 등을 여행 키트처럼 제공하거나 도시락처럼 판매하기도 한다.

유기견 문제 해결에도 동참한다. 티웨이항공은 제주도, 유기동물 플랫폼서비스 포인핸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날개를 달아줄개’를 벌이고 있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국내선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하면 유기견센터에 사료 1만 알을 자동으로 기부하는 ‘유기견 사료 기부 캠페인’을 했다.

사진 제주항공

사진 제주항공

사진 티웨이항공

사진 티웨이항공

“반려동물 싫어요” 승객도…항공사 고민

넓지 않은 기내에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거나 꺼리는 승객이 함께 탑승한다는 점은 항공사들의 고민이다. 실제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는 “소리나 냄새에 예민한 편이라 반려동물 지정석과 멀리 있는 좌석으로 지정했다”, “반려동물과 비행기를 같이 탄 승객분들 어떠셨냐”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항공사 관계자는 “반려인 승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승객들이 불편하지 않게 여행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반려동물을 이동장 등 운송 용기 안에서 꺼내는 행위는 금지돼 있고, 보호자 발밑에 이동장이 있기 때문에 우려할만한 상황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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