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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이야마의 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32강전〉 ○ 김명훈 9단 ● 이야마 유타 9단

장면 10

장면 10

장면⑩=흑▲로 차단하면서 판 위엔 폭풍전야의 정적이 감돈다. 한데 여기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무서운 기세로 흑을 포위했던 김명훈 9단이 백1로 조용히 철수해버린 것이다. 뒤늦게 반성한 것이지만 아슬아슬하게도 때가 늦지 않았다(흑이 A, B로 찔러 끊어뒀으면 철수도 힘들었다). 이렇게 백은 만약의 사고를 피했고 승세를 지켰다.

참고도

참고도

◆참고도=흑1로 껴 붙이는 수가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이 수가 성립했다면 백도 끝장 승부로 갈 수밖에 없었다). 흑1에는 백2, 4로 버티는 수가 있고 흑5엔 6으로 끊는 수가 있다. 이 수순을 본 김명훈은 끝장 승부를 포기하고 백△의 철수로 마음을 돌린 것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김명훈은 이후 두터운 운영으로 판을 압도했다(99% 17집 우세) 이야마 9단은 일본바둑이 낳은 최고의 기사다. 일본 최초로 ‘7관’을 석권했고 본인방전 11연패 등 73회나 우승했다. 세계 프로기사 중 상금도 가장 많이 벌었다. 그러나 세계대회 우승이 없다. 그게 35세가 된 이야마의 한이고 아픔일 것이다. 이야마는 100수 남짓 버티다가 228수에서 돌을 거뒀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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