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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2...'신성' 신네르, 역전드라마 쓰고 호주오픈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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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확정하고 코트에 드러누운 신네르. AP=연합뉴스

우승을 확정하고 코트에 드러누운 신네르. AP=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을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세르비아)를 준결승에서 제압한 얀니크 신네르(4위·이탈리아)가 결국 호주오픈 챔피언에 올랐다.

신네르는 28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벌이며 3-2(3-6 3-6 6-4 6-4 6-3)로 이겼다. 2001년생 신네르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신네르는 우승 상금으로 315만 호주달러(약 28억원)을 받았다.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446위·스페인), 조코비치 이외의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14년 스탄 바브링카(56위·스위스) 이후 올해 신네르가 10년 만이다. 이로써 2008년 조코비치(당시 만 20세) 이후 호주오픈 최연소 남자 단식 우승자(22세 165일)가 된 신네르는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와 함께 차세대 수퍼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탄 '신성' 신네르는 대회 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대회 통산 10회 우승자 조보치를 제압한 데 이어 결승에선 메드베데프까지 꺾는 '톱랭커 킬러'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신네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조코비치와 네 번 만나 3승1패를 기록하는 절정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는 신네르. AP=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는 신네르. AP=연합뉴스

신네르는 키 1m88㎝에 몸무게 76㎏의 호리호리한 체형이지만 어린 시절 스키 선수로 활약하며 다진 탄탄한 하체가 강점이다. 이날도 첫 두 세트를 내줬으나, 메드베데프가 체력 저하를 보인 틈을 타 승부를 5세트까지 몰고 갔다. 신네르는 5세트에서 펄펄 날아다니며 3시간44분 혈투 끝에 대역전승을 일궜다.

신네르는 시상식 인터뷰에서 "메드베데프와는 그동안 결승에서 여러 번 만났다. 그로 인해 더욱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여기서 꼭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메드베데프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메드베데프는 2022년에도 이 대회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2-3(6-2 7-6〈7-5〉 4-6 4-6 5-7)으로 똑같이 역전패를 당한 아픈 경험이 있다.

2021년 US오픈 챔피언인 그는 2021년, 2022년, 2024년 호주오픈 결승에서 모두 패했다. 메드베데프는 신네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다음에 또 우리가 결승에서 만난다면 그때는 내가 우승하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는 세 번이나 이 대회 결승에서 졌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한편 이날 결승에는 대회 메인 스폰서인 기아의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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