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윤 대통령·한동훈 균열’ 못 파고든 민주당…되레 이슈 주도권 등 잃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75호 06면

지난 일주일 정치권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과 곧 이은 봉합으로 떠들썩했다. 더불어민주당에 ‘호재’로 보였지만 여론 흐름은 달리 나왔다.

26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23~25일)나 전날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 22~24일)에서 두 당은 여전히 오차 범위 내 접전이었다. 당 대표 평가에선 그러나 한동훈 국민의힘 위원장(갤럽 52%, NBS 47%)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갤럽 35%, NBS 35%)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위원장 사천(私薦) 논란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이 적나라하게 부각됐고 민주당이 “약속 대련쇼”(정청래·22일), “대통령의 전례 없는 당무 개입”(이재명·24일) 등의 공세를 폈는데도 그랬다. 정치권에선 오히려 “민주당이 오히려 유리했던 세 가지 포지션을 일정 부분 잃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① 정권심판론=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원팀’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야권의 정권심판론 프레임이 먹혔지만, 이제는 일정 부분 희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앞으로 계속 정권 심판론을 부각해야 한다”며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이미지상 거리감이 벌어지면 선거 전략이 꼬일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② 이슈 주도권=민주당의 강경파 의원은 “나조차도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야당 일각에선 “지난 대선 당시 ‘울산회동’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2021년 12월 3일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선대위 활동을 보이콧하고 지방을 돌던 이준석 당시 대표를 울산으로 찾아가 만난 후 지지율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친이재명계 위주로 흘러가 반대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경직된 분위기 탓에 ‘갈등·봉합’ 같은 스토리 자체를 기대할 수 없다는 자조가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비명계의 탈당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우리는 그런 그림을 기대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③ 필승 카드=윤 대통령의 침묵 속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총선 카드로 쓰려던 민주당 필승 전략도 향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의 갈등 뒤 방송사 대담 등을 통해 김 여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다만 민주당에선 “여전히 여론전에 유리한 것은 우리”라는 반론도 있다. 당 관계자는 “여전히 상당수 국민은 한 위원장을 대통령과 한 몸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슈 주도권을 두곤 중진 의원은 “향후 민생 대결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