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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사퇴 거부하자…트럼프 "이젠 적, 때려잡겠다" 분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후보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전 지사를 향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분노하고 있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일리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모두 트럼프에게 밀렸지만, 경선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는 이날 CNN에 "이전까지 트럼프는 헤일리를 주요 경쟁자로 봤으나 이제 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트럼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2월 24일)에 앞서 헤일리를 때려잡겠다는 계획"이라고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당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트럼프의 승리로 끝나면 헤일리가 사퇴하고 트럼프의 경선 승리를 확정 지은 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결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헤일리 전 지사가 경선을 이어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에게 최대한 많은 상처를 입히려고 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뉴햄프셔주 경선 승리 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뉴햄프셔주 경선 승리 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주지사에게 기부하는 사람은 자신의 진영에서 영구적으로 배제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금부터 '새 대가리'(Birdbrain)에 기부하는 사람은 누구든 내 마가(MAGA) 캠프에 들어오는 것이 영원히 금지될 것"이라고 했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이 발언을 두고 "헤일리 지지자들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이며 트럼프의 말이 더 날카로워졌다"고 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한편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임을 시사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25일 발표한 미국인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는 "같은 후보를 다시 보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며 새로운 사람을 원한다"고 답했다.

또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계획인 응답자 중 59%는 "트럼프 반대"를 바이든 지지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이들 중 39%는 "바이든 반대"를 트럼프 지지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했다. 좋아해서가 아닌 상대적으로 덜 싫어하는 후보에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대선에 대해 "미국의 근현대사에서 이번 대선이 가장 인기 없는 두 후보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남은 9개월은 이들 비호감 인물 두 명이 서로를 강력히 공격하고, 상대의 인지적 무능에 대한 비판을 주고받는 시간으로 점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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