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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승후보? 웃음후보?...'졸전' 클린스만호, 8강 갈 확률 52.7%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말레이시아전에서 드리블 돌파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는 손흥민. 뉴스1

말레이시아전에서 드리블 돌파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는 손흥민. 뉴스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에서 천신만고 끝에 조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한국축구대표팀의 우승 기대감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는 26일 아시안컵 16강 토너먼트 대진이 결정된 직후 조별리그 경기력을 반영한 출전국 우승 확률을 새로 계산해 공개했다.

대회 개막 직전 수퍼컴퓨터로 계산한 우승 확률은 한국이 2위였다. 14.3%의 우승 가능성을 인정받아 24개 참가국을 통틀어 일본(24.6%) 다음으로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마친 이후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뚝 떨어졌다. 옵타가 제시한 새로운 우승 확률은 11%로 낮아졌다. 순위도 동반 하락했다. 일본(18.2%), 카타르(16.8%), 호주(14.7%), 이란(12.2%)에 이어 5위로 내려앉았다.

우승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건 역시나 부진한 경기력의 결과다. 한국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함께 한 E조 조별리그를 1승2무로 통과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이 무난히 조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87위 요르단과 130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잇달아 고전하며 나란히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허용한 6실점은 16강 진출팀 중 막차를 탄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최다 실점 부문 공동 1위다.

한국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15분에 동점골을 터뜨린 뒤 한데 뒤엉켜 기뻐하는 말레이시아 선수들. 뉴스1

한국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15분에 동점골을 터뜨린 뒤 한데 뒤엉켜 기뻐하는 말레이시아 선수들. 뉴스1

상황이 이렇다보니 눈앞으로 다가온 16강전 승리에 대한 기대감도 뚝 떨어졌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56위)가 맞붙는 16강전과 관련해 옵타가 제시한 한국의 승리 확률은 52.7%에 불과했다. 47.3%의 확률을 배정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실상 차이가 없다. 수퍼컴퓨터는 두 나라가 8강행 티켓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참고로 바레인과 맞붙을 일본의 16강 통과 가능성은 75.4%로 계산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만날 호주의 8강행 가능성은 81.2%에 달했다.

16강에서 맞붙을 사우디아라비아는 역대전적에서 한국과 5승8무5패로 호각지세를 이루는 팀이다. 지난해 9월 유럽 원정 평가전 상대로 만나 한국이 1-0으로 승리한 경험이 있지만, 친선경기와 국제대회는 임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참고로 아시안컵 무대로 한정한 양 팀의 상대전적은 3무1패로 한국이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선수들은 ‘옐로카드 리스크’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뛰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부임 이후 A매치에 선발과 교체로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은 핵심 멤버들 중 8명이 경고 한 장을 받은 상태로 토너먼트에 나선다. 16강전 또는 8강전에서 경고를 추가할 경우 다음 경기를 뛸 수 없는데, 이제껏 선수 구성을 거의 바꾸지 않고 ‘플랜A’만으로 아시안컵을 준비한 클린스만호에는 핵심 멤버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의 약점이 일찌감치 드러난 것 또한 악재다. 조별리그에서 만난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는 경고 및 부상에 대한 한국 선수들의 우려가 큰 점을 활용해 강한 압박과 의도적인 거친 파울을 적절히 구사하며 재미를 봤다.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를 꼼꼼히 분석할 사우디아라비가 같은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 또한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클린스만 감독이 내놓을 위기대응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졸전으로 치른 말레이시아와의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조별리그에서 6실점을 한 팀이 우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특유의 미소와 함께 “절대적으로 (우승 가능성을) 믿는다”고 답했다. 우리 대표팀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된 지금, 클린스만 감독의 전략을 앞세운 해결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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