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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출장에 전문성 문제도…포스코·KT&G 사외이사로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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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포스코에 이어 KT&G가 사외이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25일 KT&G에 따르면 이 회사 사외이사들은 2012년부터 팬데믹 기간인 2020~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7일가량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현지 시장과 생산시설 방문, 신사업 후보군 고찰 등이 목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가 비즈니스 항공권과 고급 호텔 숙박료를 지원하고, 식대·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하루 500달러(약 67만원)를 지급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업무 목적이 아닌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KT&G 이사진은 행동주의 펀드와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백복인 KT&G 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이사들이 자사주 활용 감시를 소홀히 해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회사 감사위원회 위원장에 이사 책임 추궁 소 제기 청구서를 발송했다. FCP는 감사위가 이사들에게 손해 배상을 요청하지 않을 경우, 직접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는 호화 출장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상황과 유사하다.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2019년(중국)과 지난해(캐나다) 각각 해외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이사진들에게 고급 호텔과 식사 등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이사 12명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됐다.

지배주주, 이른바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에서는 이사회가 사실상 사장의 선임을 결정한다. KT&G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6명 등 총 8명으로 이뤄지는데, 사외이사들은 차기 사장 후보군을 구성하고 심층 면접을 진행하는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러다 보니 사외이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경영진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성보다 경영진과의 친소 관계, 나아가 정권과의 인연이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FCP, 안다자산운용 등 KT&G의 지분을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들은 지난해 3월 사외이사 선임 때부터 이사진의 전문성을 놓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사회 구성에 대한 논란에 휩싸인 것은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논란 속에서 포스코와 KT&G는 신임 CEO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외부 회장 후보군을 12명으로 압축한 포스코그룹 CEO후보추천위는 오는 31일경 5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발해 심층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심층면접 대상자 선정에 한창인 KT&G 지배구조위도 이달 말 최종후보자명단(숏리스트)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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