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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욕 내뱉은 김현주 "희열 느꼈다…난 연상호 뮤즈 아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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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 ‘선산’은 잊고 지내던 작은 할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한 시골 마을의 선산을 물려받은 뒤, 불길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는 이야기다. 배우 김현주가 주인공 윤서하를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 ‘선산’은 잊고 지내던 작은 할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한 시골 마을의 선산을 물려받은 뒤, 불길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는 이야기다. 배우 김현주가 주인공 윤서하를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잊고 지냈던 작은 할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한 여자에게 이상한 일들이 잇따른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복동생이 등장하고, 남편은 누군가의 사냥총에 맞아 살해당한다.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선산’은 어느 날 갑자기 한 시골 마을의 선산을 물려받게 된 주인공 윤서하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벽에 부딪히고, 내몰리고, 심리적으로 압박 당하는 순간에 표현하는 캐릭터 연기를 제가 좋아하는 것 같아요.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현주(47)는 윤서하를 맡기로 결심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극 중 김현주는 남편과 몸싸움을 벌이고, 노래방에서 고함을 지르고, 또 진이 빠질 정도로 오열한다. 배우 인생 27년 만에 처음으로 욕설을 내뱉는 연기도 했다. 억눌린 인물의 감정을 점차 분출해 나가면서 그는 “희열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그간 참는 연기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엔 있는 그대로 발산해 버리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연상호, 의지할 수 있는 동료”

‘선산’의 기획과 각본을 맡은 연상호(46) 감독과 김현주의 인연은 깊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시작으로 영화 ‘정이’(2023), ‘선산’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연내 공개 예정인 ‘지옥’ 시즌 2까지 포함하면 총 네 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그는 “제가 갈구하고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 감독과) 다수의 작품을 하게 된 것 같다”면서 “‘선산’ 역시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남편을 죽인)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는데, 제 입장에선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거절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에게 연 감독은 어떤 존재인지 묻자 “의지할 수 있는 동료”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현주는 “제가 감독님에게 무슨 영감을 줬겠나. 연령대가 비슷하고 같은 시대를 살아왔기에 감사하게도 저를 응원하는 마음이 크신 것 같다”면서 ‘영화적 동지’ 같은 사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선산’ 제작발표회에서 연 감독은 ‘김현주가 뮤즈인가’라는 질문에 “뮤즈가 영감을 주는 존재라면, 김현주는 뮤즈는 아니다”라면서 “페르소나(감독의 메시지를 나타내는 배우)에 가까운 존재로 바라보게 되는데, 비유하자면 영점이 굉장히 잘 맞는 총 같은 느낌”이라고 답한 바 있다.

연상호 감독과 네 편의 작품을 함께 한 김현주는 연 감독과 '영화적 동지'와 같은 관계라고 밝혔다. 사진 넷플릭스

연상호 감독과 네 편의 작품을 함께 한 김현주는 연 감독과 '영화적 동지'와 같은 관계라고 밝혔다. 사진 넷플릭스

박희순, 류경수 등 ‘선산’에는 김현주와 전작에서 함께한 배우들도 다수 출연한다. 드라마 ‘트롤리’(2022, SBS)에서 부부로 만났던 박희순은 선산과 관련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로 나오고, ‘지옥’·‘정이’에서 함께했던 류경수는 극 중 이복동생 김영호 역할을 맡았다.

감독과 동료 배우, 최소 한 번씩은 호흡을 맞춰본 이들과 함께 하는 작업은 어떨까. 김현주는 “촬영 현장에 내가 아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감정을 표출하는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못 하는 것을 동료들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연상호 감독도 제 장단점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요구를 해서 스트레스를 주기보단, 배우들이 편하게 놀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남녀 주인공보다 여러 명이 만들어가는 작품 원해”

김현주는 남녀가 주인공인 작품보다 여럿이서 함께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 넷플릭스

김현주는 남녀가 주인공인 작품보다 여럿이서 함께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 넷플릭스

함께하는 사람들만큼 그에게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1997년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MBC)로 데뷔해 줄곧 맑고 명랑한 캐릭터를 맡았던 그는 “준비되지 않은 채 연기에 뛰어들었고, 시대가 원하는 밝은 이미지를 쏟아내야 했다. 스스로 갉아먹고 말라가는 느낌이라 활동을 쉰 적도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연기에 전환점이 된 것은 드라마 ‘왓쳐’(2019, OCN)였다. 김현주의 첫 장르물로, 범죄 전문 변호사를 연기했다. “연기 변신을 위한 캐릭터를 한창 갈망하고 있을 때 만난 작품”이라면서 “‘왓쳐’ 이후 ‘지옥’ 등 좋은 작품들이 들어오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 한 작품을 하면 촬영 기간보다 훨씬 긴 휴식기를 갖는다”던 그가 최근 연달아 작품을 하게 된 이유다.

김현주는 “하다 보니 일 욕심이 생겨서 몇 년 동안 연이어 작품을 했다. 시기가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앞으로도 할 일이 훨씬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그가 연기적으로 갈망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배우들과 다 같이 만드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남녀가 주인공인 작품보다 여러 명이 같이 하는 그런 작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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