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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초고층 42억에 팔렸다…부산도 평당 5000만원 '그사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전경. 엘시티 더샵에서는 최근 한 채당 30억~40억원대 매매 계약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뉴스1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전경. 엘시티 더샵에서는 최근 한 채당 30억~40억원대 매매 계약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뉴스1

해운대 등 부산 일부 지역에서 평(3.3㎡)당 5000만원 이상 가격에 거래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이런 현상은 일부 상류층의 ‘그사세’(그들만이 사는 세상) 이야기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이나 상급지 진입을 노리던 시민 사이에선 해운대 등 동부산권과 나머지 지역 사이의 이른바 ‘동서 격차’가 심해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바닷가 초고층 한 채당 30억~40억 거래 잇따라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8일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더샵 191.4㎡( 58평)한 채가 3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평당 가격은 5603만원 수준이다. 앞서 지난 11월엔 같은 건물 247.5㎡(75평) 매물이 42억2000만원(평당 5626만원)에 팔렸다. 엘시티 더샵은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85층으로, 최근 거래된 2채 물건 모두 45층 이상 고층에 속했다.

아이에스동서 용호동 W프로젝트. 사진 아이에스동서

아이에스동서 용호동 W프로젝트. 사진 아이에스동서

광안대교가 내려다보이는 남구 용호동 더블유(W) 펜트하우스에선 이달 초 237.6㎡(72평) 매물이 36억5000만원에 팔렸다. 다음 달 분양을 앞둔 수영구 민락동의 테넌바움294도 광안리 바닷가와 가깝다. 이곳 고층 일부 물건은 분양가가 평당 5000만원(종전 부산 최고 3300만원)에 육박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해운대와 광안리 바닷가 초고층 아파트를 낀 해운대ㆍ수영ㆍ남구는 이른바 ‘해수남’이라 불리며 아파트 등 부동산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해수남 진입, 영영 멀어진 듯” 우려도

부동산 침체기가 무색하게 해수남에서는 이런 초고가 물건 거래가 이어지는 걸 보며 불안감이나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운대를 포함한 동부산 권역과 나머지 지역 사이 인프라ㆍ삶의 질 등 이른바 부산 동서 격차가 심해질 거란 우려다. 중부산권에 사는 직장인 진모(42ㆍ여)씨는 “3억원을 대출받아 5억원대 24평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해수남 지역 아파트 가격을 보면 격차가 너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실제로 지난 10년 사이 동부산권과 중ㆍ서부산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 차이는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2014년 12월 부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동부산 2억 4259만원 ▷중부산 2억2290만원(동부산 대비 91.9%) ▷서부산 1억7960만원(74.0%)이었다. 같은 집계가 지난달엔 ▷동부산 4억4921만원 ▷중부산 3억6065만원(80.3%) ▷서부산 2억7129만원(60.4%)으로 나타났다. 10년 사이에 동부산 대비 중부산권 아파트 가격은 92%에서 80%로, 특히 서부산권 아파트 가격은 74%에서 60%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 “그사세? ‘콤팩트 시티’도 검토해야”

황영우 부산경상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 채에 30억~40억원대 거래는 일종의 ‘그들만이 사는 세상’ 이야기로 보이며 일반 시민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부산에서 평당 5000만원대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집값 초양극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뉴스1

최근 부산에서 평당 5000만원대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집값 초양극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뉴스1

반면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은 “부산의 빠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을 고려하면 일부 지역에만 인구가 몰리며 집값이 치솟고, 나머지 지역은 황폐해지는 ‘초양극화’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 원장은 이어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콤팩트 시티(일부 주거지 중심으로 전기ㆍ교통 등 인프라 집약한 계획도시)와 같은 대책을 미리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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