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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직격 인터뷰 | “노동‧교육‧연금개혁에서 청년층에 어필…보수 본진 TK에서도 勢 확보 가능”

중앙일보

입력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의 ‘새로운 보수’ 설계

■ “현재 보수는 MB 정부 시절 경제·교육·안보관 답습… 보수의 수정주의 필요한 시점”
■ “광주 가면 5·18 묘지부터 찾는 건 요식적… 지역보다 세대별로 공감할 정책 찾아야”
■ “여의도 집단에 포획되면 한동훈 비대위도 결국 황교안 대표 체제처럼 몰락할 것”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보수의 분열이 아니라 보수의 재건을 위해 신당을 만들었다고 역설했다. 이 위원장의 ‘가지 않은 길’은 어떤 결과로 귀결될까.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보수의 분열이 아니라 보수의 재건을 위해 신당을 만들었다고 역설했다. 이 위원장의 ‘가지 않은 길’은 어떤 결과로 귀결될까.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시점은 2023년 12월 27일이었다. 그리고 신당은 2024년 1월 20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 의실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월간중앙이 이 위원장과 만난 시점은 그 사이에 해당하는 1월 11일이었다. 당대표로서 정권교체에 일조했던 집권 여당을 떠나는 회한과 새로운 보수의 본진을 설계하겠다는 의욕이 중첩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1시간 이상 진행된 인터뷰 도중에도 이 위원장의 휴대폰은 쉴 새 없었다. 그는 딱 한 번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이날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로부터 온 기별이었다.

말이 곧 문장인 이 위원장의 정연한 화법은 여전했다. 다만 예전에 비해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을 감은 채 말을 잇는 장면이 부쩍 늘어났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 발언할 때 그랬다. 윤 대통령과 이 위원장은 모양은 다르지만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를 청산했다. 이제 두 남자에겐 4월 10일 총선을 통해, ‘누가 옳았는지’ 국민에게 답을 구하는 제로섬 게임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尹 정부의 어려움이 예측보다 빨리 온 이유

탈당 후 조금 시간이 흘렀는데 심경은 어떤가?

“윤석열 정부에 어려움이 언젠간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측보다 빠르게 오고 있다. 비상 상황임을 느끼고 (윤 대통령이) 비장한 각오로 총선에 임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한 치도 변하지 않고 앞에 내세운 사람 하나만 바꾸고 선거를 치르려는 느낌이 든다. 갈수록 내 판단이 그렇게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이 ‘미래지향적 사회적 보수’ 메시지를 꺼냈는데…

“지금까지의 보수는 ‘낙수(落水)경제론’에 가까운 경제적 관점, 경쟁 교육관 그리고 상호주의 안보, 이 세 가지가 근간이 돼 이념과 철학을 구성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훨씬 입체적이다. 가령 윤 정부 들어 ‘한·미 동맹 강화’는 큰 틀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의 자세가 바뀌지 않았는가도 살펴봐야 된다. 미국의 안보 이익에 동참해도 그 반대급부로 경제적 이익이 대한민국에 허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처음 겪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보수가 수정주의적 이념과 철학을 구현했어야 할 시점인데, 윤 정부는 2008년 출범한 MB 정부의 핵심 인사를 급수만 높여서 기용하고 있다. 2008년의 가치관을 답습하고 있으니 많은 국민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느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걸었던 ‘경제 민주화’보다도 이념적으로 후퇴했다는 소리로 들린다.

“경제 민주화는 성장의 과실이 성장의 주체들에게 보다 민주적으로 분배되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까지 갔던 보수가 왜 다시 낙수경제론 수준으로 회귀하게 됐을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사회적 보수라는 개념은 현재 보수의 이념적 경직성을 털어내고, 더 다양한 어젠다를 담아낼 수 있는 관점을 가지자는 것이다.”

신당이 1호 정책으로 공영방송 사장 임명동의제를 내건 것도 이런 맥락인가?

“지금까지의 여야는 공영방송 사장을 고르는 문제에 있어서 철학이 없었다. 이사회 비율 구성을 놓고 다투기만 했다. (사장 선임에) 주주도 아니고 어쩌면 권력자도 아닌 ‘방송 노동자’라는 사람들의 의견이 들어가야 된다고 봤다. 경제 민주화가 사회적 산물의 배분에 관한 것이었다면, 사회적 보수주의는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다원화된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위원장의 방향성은 민주당의 그것과 어디에서 차별화가 될까?

“방송법만 놓고 이야기해도 차별화가 된다. 민주당이 진보와 인권의 관점에서 방송에 접근한 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방송 3법 개정을 통해 시도했던 것은 시민단체 등 소위 민주당 계열의 확고한 우위를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가져갈 수 있는 지형을 만들어서 방송사 사장을 선임하겠다는 구조였다.”

‘보수의 몰락’이라는 표현을 부쩍 자주 입에 올리고 있다. 이미 보수가 몰락했다는 뜻인가 아니면 총선을 기점으로 몰락할 것이라는 경고인가?

“본인이 보수주의자라고 자처하는, 국민의힘 열성 지지자들과 대화해보면 시대의 균형이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더라. 지금 보수의 주력 지지층은 60대 이상인데 이들은 비주류였던 적이 없었다. 이들이 스스로를 비주류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원래 시위·데모는 일반적 절차로 자기 뜻이 반영되기 어려운, 그런 소수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탄핵을 겪으면서 보수는 심각한 소수자의 위치로 몰락했다. 과거 DJ와 노무현에게 패배했을 때에도 ‘보수가 왜 졌는지’를 성찰하고 일반 대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안 됐다. 그 대신 보수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것이 돈과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종교와 안보단체들이었다. 탄핵 후 아스팔트 투쟁을 이어나갈 동력이 사라졌을 때 손을 내민 것이 교회였고, 거기에 의존해 광화문에서 100만 시위를 했다. 이런 관성 속에서 황교안 체제는 완전히 매몰돼 버렸다. 유투버들이 공천받고, 당 집회인지 교회 집회인지 모를 것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국민의 눈총을 받으며 외면당했다. 그다음, 망연자실한 보수 앞에 나타난 것이 검찰 권력이다. 그들은 수사 몇 번으로 보수가 그토록 증오하던 문재인 대통령을 곤란에 빠뜨렸다. 결국 보수는 ‘비대칭 전력’으로 상황을 타개해 보고자 문 정부의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구조적으로 보수 몰락의 상징이라고 본다.”

“검찰 권력의 등장이야말로 보수 몰락의 상징”

1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칭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민주당을 탈당한 조응천(가운데) 공동추진위원장을 지원하기 위해 이준석(오른쪽)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이낙연(왼쪽) 전 민주당 대표도 참석했다. / 사진:연합뉴스

1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칭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민주당을 탈당한 조응천(가운데) 공동추진위원장을 지원하기 위해 이준석(오른쪽)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이낙연(왼쪽) 전 민주당 대표도 참석했다. / 사진:연합뉴스

보수가 주류에서 밀려나는 흐름 속에서 어쨌든 윤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왜냐하면 보수 세력 입장에서는 그렇게 싫어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격을 날린 사람이 됐으니까. 그런 윤 대통령의 ‘실적’에 이준석·김종인이 드라마를 만들어낸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병합돼 치른 것이 지난 대선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선 후 무슨 평가가 있었나? ‘크게 이길 선거를 이준석 때문에 0.7%p 차이로 이겼다’는 논리를 만들어냈다. 이 정부는 그걸 입증하려고 지난 2년 동안 부단히 ‘노력’했던 것이다. 하지만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에 이어 대선을 이긴 이후 보수당은 10년 만에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했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한 당대표는 박근혜, 이준석이었다. 이런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이를 꼭 부정해야 되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다. 이준석의 방식이 틀렸다고 보고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자기들만의 강박관념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표 시절 윤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윤 대통령이 그런 스타일인지 모르고 도운 것인가?

“내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마워하지만, 100% 완성형 사람이었느냐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도, 윤 대통령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나는 윤 대통령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책임 있는 당 대표로서 이 사람의 단점을 보완하고 교정할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내 생각보다 권력욕이 센 사람이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니 자기가 앉은 의자 다리를 자기가 잘라내는 황당한 일을 벌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50%를 넘어섰던 지지율이 윤리위에서 나를 내친 7월 중순 28%까지 떨어졌다. 지지율이 반 토막 날 행동을 한 것이 이해가 안 갔지만, 이제 와서 보니 이분의 패턴이었다.”

“尹 대통령이 후계자를 고르는 길은 없다”

2023년 12월 27일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노원구 고깃집에서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후 1월 20일 신당이 출범했다. / 사진:연합뉴스

2023년 12월 27일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노원구 고깃집에서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후 1월 20일 신당이 출범했다. /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이 위원장의 관계가 균열된 데에는 대통령의 캐릭터에 기인한 바가 더 크다는 것인가?

“이준석이 별나서 윤 대통령과 같이 못 할 확률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 김무성, 이준석이 전부 다 별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윤 대통령 집권 후 가장 성공적으로 해낸 일이 보수의 플레이어들을 쳐낸 것이다. 보수의 핵심들을 다 쳐내고 김한길, 장성민 등을 발탁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시절 보수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감옥으로 보냈기 때문에 보수의 누구도 믿지 못하는 걸 이해는 한다. 하지만 용납은 안 된다. 그로 인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선 주자 1위로서 건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편하게 양산에서 보내고 있다.”

윤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민 상당수 사이에 퍼져 있는 ‘이재명은 안 돼’라는 정서를 믿기 때문 아닐까?

“어떻게 국정 기조가 ‘안티 이재명’밖에 없나? 굉장히 위험하다. 많은 국민은 지난 2~3년 동안 윤석열과 이재명 중 누가 더 나쁜 사람이냐를 강요받았다. 윤 대통령은 보수의 영웅들을 만들어내는 자양분이 됐어야 했지만, 다 날려버리고 빌런을 하나 만들어서 네거티브 정치를 하려고 하니 굉장히 아쉽다.”

결별은 윤석열도 죽고, 이준석도 죽는 동망(同亡)의 길이라는 보수 진영 내의 우려는 여전하다.

“지금까지 이준석을 짓밟아보겠다는 의도로 쏟아 내놓은 말들이 있지 않나. 이준석을 징계하고 쫓아내도 지지율이 회복된다는 당 관계자 발언도 있었다. 그래놓고 탈당하고 나니까 ‘너 나가면 우리 공멸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후안무치하다.”

하지만 당장 4월 총선에서 보수 분열이 악재인 것은 엄정한 현실 아닌가?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국민의힘이라는 배에 구멍 나 있는 게 다 보이는데 왜 그렇게 얘기하는가 싶다. 윤 대통령의 가장 큰 패착은 과거에 대한 두려움이다. 정권 획득 과정에서 누가 가장 위험한 경쟁자인지를 봤다. 그 다음으로 국정이 하반기에 들어섰을 때 누가 위협요소가 되는가만 보고 있다. 대선 후 논공에 있어 해석을 자의적으로 해버리니 현재의 처방 자체가 망가졌고, 미래의 설계마저 이상해졌다.”

두려움에 입각한 윤 대통령의 ‘그립’이 오히려 미래를 옥죄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금과 같은 지지율로는 윤 대통령이 후계자를 고르는 길은 없다. 천하의 DJ도 노무현을 고르지 않았다. MB가 박근혜를 골라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이 위원장이 주도하는 신당은 무엇에 방점을 찍고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설득을 해나갈 것인가?

“개혁이라는 중차대한 용어가 ‘수사’로 치환돼 버렸다. 교육개혁은 사교육 강사 때려잡기·수능 킬러 문항 없애기로, 노동개혁은 노조 때려잡는 이벤트로 변질됐다. 연금개혁은 누구나 하는 ‘더 내고 덜 받고 늦게 받기’로 귀결됐다. 나는 이것이 보수의 무기력함이라고 본다. 우리는 개혁을 뜬구름이 아닌, 구체적으로 꼭 필요한 것들을 건드리겠다는 취지로 개혁신당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권력을 어떻게 나누느냐보다 어떻게 견제하고, 균형을 갖추는 제도를 설계하느냐가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지점에서 개혁신당은 차별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방소멸에 대해 기숙사 학교를 확대하자’는 것처럼 색다른 해법을 내놓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이는 보수와 진보의 경계선을 특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지역 특화 대책보다 세대 공감 정책으로 접근”

이준석 신당은 태생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과 보수의 가치관을 놓고 대립할 수밖에 없다. 집권 여당에 맞서는 이준석 위원장의 지지 기반은 여론이다.

이준석 신당은 태생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과 보수의 가치관을 놓고 대립할 수밖에 없다. 집권 여당에 맞서는 이준석 위원장의 지지 기반은 여론이다.

그렇다면 신당은 교육·노동·연금 개혁 같은 부분에 있어서 중장기적으로 젊은 층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책 노선에 주력할 듯하다.

“그렇다. 가령 주 69시간 노동은 보수가 애초에 기업가의 논리를 들고 나왔다는 것부터 노동개혁 실패의 시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특수부 검사가 일이 생기면 주 120시간이라도 할 수 있는 것과 일반 시민의 그것은 완전히 다르다. 특수부 검사의 120시간 경험이 국가 정책으로 치환되면 굉장히 큰 문제라고 본다.”

우리 사회에는 이념 외에도 지역이라고 하는 분명하고도 현실적인 갈등선이 존재한다. 신당도 지역 구도에 대해 무심할 순 없을 텐데.

“정치인이 특정 지역에 빚진 것이 있거나 왜곡된 관점을 가졌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미래 세대 정치인들은 ‘뉴트럴’한 정책들을 말할 수 있다. 광주에 가면 5·18 묘지만 찾아다닌다든지 요식적으로 지역에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구에 사는 20대의 고민은 광주의 20대, 김천의 20대, 춘천의 20대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젊은 세대에서는 이견이 좁혀진 사회다. 그렇기에 지역에 대해 특화된 대책보다 세대별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많이 준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수의 본진이라 할 TK(대구·경북)에서 신당 지지율은 아직 그리 높지 못하다. 이를 반전시킬 해법은 무엇인가?

“TK에서 지금까지 선택지는 국민의힘 아니면 민주당이었다. 굉장히 극단적으로 갈린 선택지만 있었다. 대구 지역 보수층은 국민의힘에 강한 반발이 있어도 차마 민주당에 손이 안 가는 표가 많았다. 그래서 신당이 후보를 잘 만들어낸다면 아마 지역구 TK 선거 전반에서 득표율은 신당 지지율+민주당 지지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한 신당이 국민의힘 독주에 대한 현실적 견제 세력이 된다는 것을 인정받으면, 분명히 국민의힘과 민주당 이탈표가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본다.”

이 위원장이 직접 TK 전선에 뛰어들 생각은 있나?

“출마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다만 창당 이후 완전히 색다른 방법으로 TK와 PK(부산·경남)에 침투할 것이다. 현장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이다.”

이 위원장은 신당을 일컬어 ‘보수의 새로운 노아의 방주’라고 칭했다.

“창당이 완료된 시점부터 치고 달릴 것이다. 당원은 이번 주 내로 5만 명, 선거 전까지 10만 명 정도 모일 것으로 본다.”

이 위원장이 탈당하자 국민의힘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투입했다. 한 위원장의 인지도가 워낙 높으니 개업하는 신당에 위협적일 것 같다.

“황교안 대표의 데자뷔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황 대표는 인품이 훌륭한 분이지만,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넘어오며 여의도 집단에 포획됐다. 황 대표가 여러 선택의 지점에서 아주 안전하고 여의도스러운 선택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한동훈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이 되고 나서 영남에 공들이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 황교안 대표는 광화문에 사람 깔아놓고 손 흔드는 분위기를 즐기다 결국 대패했다. 한 위원장이 그걸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다면 위기가 올 것이라 본다.”

“김건희 특검 거부해 국민의힘 공천 일정 꼬여”

이대로 간다면 한동훈 위원장도 과거 황교안 체제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예상인가?

“서울에서는 길거리에 빨간 목도리 하고 다니는 사람이 없는데, 왜 내가 지방에 가서 뭔가 할 때 빨간 옷과 목도리를 입은 사람들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지, 합리적 의문을 계속 가져야 한다. 정치는 포획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관료 사회에 포획되면 대통령도 그냥 관료 중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처럼, 당대표도 마찬가지다. 당의 구성원들은 당대표를 어떻게 하면 웃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용기와 혜안이 있어야 한다.”

그런 부분이 ‘이준석은 인간애가 없다’, ‘싸가지가 없다’로 해석되는 경향도 있다.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 집단에 없다. 지금 이렇게 당당하게 하고 다니는 것도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때 졌으면 지금 정계 은퇴했을 것이다. 아무리 평상시에 좋은 말 해줘도 내 월급 끊기면 무능한 사장이다. 당대표도 그런 것이다. 지금 빨간 옷 입은 사람들이 환호해줘도 선거에 지면 그 사람들이 먼저 욕한다.”

용산이나 국민의힘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가 김건희 여사 부분이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줄곧 할 말은 해왔다.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착각하면 안 되는 것이 당의 어느 누구도 당신들의 안녕에 관심이 없다. 지금은 다들 공천받고 당선되는 것에 관심 있다. 그러니까 대통령의 무리수에도 오히려 박수를 보낸다. 그렇게 대통령의 거부권을 뭣도 모르고 썼다가 당이 정상적 시기에 공천을 시작하지도 못 하며 일정이 꼬여버렸다.”

- 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박종근 비주얼실장 park.jongkeun@joongang.co.kr / 녹취 정리 김도원 월간중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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