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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스트’ 비판받던 이재명, 여권에 “포퓰리즘” 공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총선이 가까워지다 보니 정부·여당이 연일 선거용 선심 정책,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그간 정치권 안팎에서 ‘포퓰리스트’라고 비판받던 이 대표의 발언이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 정권은 평소에는 정책 발표 같은 활동을 거의 안 하다가, 선거 때가 되니 마구 정책 발표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만 그런 게 아니다. 최근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단골 소재가 ‘포퓰리즘’ ‘퍼주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금융투자소득세(투자 수익 5000만원 초과 시 수익금 20%를 세금으로 부과) 백지화를 선언하자 민주당은 “과세원칙과 조세형평성, 금융 선진화를 허무는 포퓰리즘을 꺼낸 이유는 결국 총선뿐”(임오경 원내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포퓰리즘 공세를 펴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생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은 오히려 여권으로부터 포퓰리즘으로 공격받던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는 기본소득·기본금융·기본주택 등 ‘기본 시리즈’ 공약을 내세웠다. 당시 국민의힘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11월 이 대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폈을 때도 “악성 포퓰리즘이자 ‘세금깡’”(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열 차례에 걸쳐 151조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될 때 “적자예산을 편성해 현금을 살포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민생 살리기 예산”이라고 엄호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민주당은 초과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을 1호 민생 법안으로 추진했고, “쌀 산업 망치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이랬던 민주당이 최근 포퓰리즘을 고리로 역공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둔 위기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중진의원은 “지지율이 부진한 정부가 무리해서라도 온갖 파격적인 대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견제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교수는 “최근 정부·여당이 잇따라 내놓은 대책이 야당보다 더 이목을 끈 게 사실”이라며 “민주당도 총선 전 간판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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