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앞 벌거 벗은 채 '만세'…日수학여행 '물방울 검사' 쇼크

사진 pixabay

일본에서 수학여행 중인 학생들이 목욕 후 남은 물기를 잘 닦았는지 알몸 상태로 교사에게 검사받는 관행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이를 '목욕 지도'라고 주장했지만, 학생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일본 니시니혼신문은 22일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학생들에게 '물방울 검사'가 행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학부모는 지난해 12월 후쿠오카의 한 시립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생 딸이 수학여행에서 목욕 후에 몸에 물기가 남아 있는지 여자 교사에게 검사받았다고 이 매체에 제보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교사는 알몸 상태인 학생들에게 '만세'하라고 시킨 뒤, 몸에 물기가 남아있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남녀 각각의 목욕탕에 동성의 교사를 2명씩 배치해 물기 제거와 시간 준수 등을 가르치는 '목욕 지도'를 한 것"이라며 "이는 이전부터 계속해왔다"고 매체에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후쿠오카 현 교육위원회에도 익명의 민원으로 올라왔다.

교육위가 학교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해당 학교 교장은 "목욕 지도는 했지만, 만세를 시킨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물방울뿐만 아니라 수건을 욕조에 넣지 않는 등의 목욕 매너 전반을 지도한다"며 "원래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지만, 모르는 상태로 어른이 되면 창피를 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도는 자신이 교사일 때부터 오래 해온 일이라며 "재검토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 현장에선 목욕 후 물기로 인해 바닥이 젖어 학생들이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필요한 지도라는 의견도 나온다. 후쿠오카 현 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해당 지도가 기분 나쁘다고 느끼는 아이가 있다면 지도의 의도가 전해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네티즌들은 이와 같은 지도 방식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7월 한 웹 미디어 업체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조사한 결과, 1119명 중 약 4분의 1이 '물방울 검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에는 "여성 교사가 남학생을 체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최근 일본에선 어린이들의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가슴이나 엉덩이 등 민감 부위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만지지 못하게 하는 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마시타 마리코 변호사는 해당 지도가 시대착오적이라며 "교사는 민감 부위 노출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도해야 할 입장이다. 물기로 인해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거면 바닥을 닦는 등 다른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