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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정치인 막아라” 오픈AI, 민주당 대선 후보 ‘챗봇’ 차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미국 정치인을 흉내 낸 챗봇 운영을 금지했다. 오픈AI가 자사의 AI 도구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응한 첫 사례다.

린지 헬드 오픈AI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민주당 경선 후보인 딘 필립스 하원의원의 AI 챗봇(딘닷봇)을 개발한 업체 델파이의 계정을 중단시켰다”며 “정치운동에 사용해서는 안 되고, 개인을 사칭하지 말아야 한다는 오픈AI 정책을 고의로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픈AI는 지난 15일 공화당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허위정보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사람을 가장한 챗봇을 만들어 투표를 방해하거나 선동하지 못하도록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 자체를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딘닷봇 개발업체인 델파이는 진짜 필립스 하원의원이 아닌 AI 도구임을 설명하는 면책조항을 넣고, 지난주 챗봇을 출시했다. 그러나 제재를 피하진 못했다.

이번 조치가 나온 시점을 두고 흥미로운 해석도 나왔다.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WP)는 ‘실리콘밸리 내부자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바이든을 권력에서 물러나게 하려 한다’는 제하의 보도를 했다.

델파이와 계약을 맺은 건 필립스 의원을 후원하는 ‘위 디저브 베터(We Deserve Better)’라는 수퍼팩(super PAC, 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데, WP는 이 수퍼팩을 만든 실리콘밸리 기업가인 매트 크리실로프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월가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과 힘을 모아 ‘필립스 밀어주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도 직후 오픈AI가 필립스 의원의 AI 챗봇 계정을 중단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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