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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상승세…2월 만기 회사채 24조, 자금조달 부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 개시된 태영건설에 대한 부채와 자산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실사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스1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이 개시된 태영건설에 대한 부채와 자산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실사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사그라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연일 상승세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역대 최대인데다, 특히 연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9% 포인트 내린 연 3.278%다. 지난해 말 3년물 금리가 연 3.154% 수준이었던 데 비해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 19일에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해 3.3%대를 넘기도 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이 기간 각각 연 3.156%에서 연 3.318%, 연 3.183%에서 연 3.372%로 올랐다.

이는 이르면 오는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한 영향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3월 금리 인하 전망은 44.3%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엔 70%가 넘었다.

여기에 채권 시장의 수급 부담이 더해지면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KB증권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다음 달 회사채(공사채ㆍ은행채ㆍ일반 회사채ㆍ카드채ㆍ캐피탈채 포함) 만기 도래 물량은 총 24조4200억원이다. 오는 11월(27조3600억원)과 6월(24조5300억원), 4월(24조5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월 대비 크게 증가하는 데다 지난해 10월 말까지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발행사 다수가 올해 초로 발행을 미뤄둔 회사채 물량까지 겹친 상태”라며 “이러한 수급 부담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회사채 매입에 소극적일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 쏟아지는 회사채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일반 기업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46조5000억원(기업 수 221개)으로 사상 최대다. 신용등급별로는 비우량등급 만기도래 규모(15.8조원, 34%) 비중이 큰 편이다. 특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미만이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재무건전성 취약 기업의 만기도래 규모는 6조4000억원(전체 만기도래액의 13.7%)으로 이 중 4조원이 상반기에 몰려 있다. 한은은 “ 상반기 중 만기도래 회사채의 발행 당시(주로 2019~21년 중) 평균 발행금리(우량물 2.20%, 비우량물 2.60% 내외)를 고려하면 향후 장기금리가 시장 예상대로 하락하더라도 회사채 차환 발행시 조달 금리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수급 부담이 전체 시스템 위기로 번질 만큼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이후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ㆍ한화솔루션ㆍLG유플러스 등 AA급 회사채에 투자금이 몰리는 등 전반적으로 투자 수요가 양호하다는 점에서다. 한은은 “일부 기업의 경우 투자수요가 제약되며 미매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주관사 인수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차환 발행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연초 시장에 나올 회사채 물량 정도는 소화해낼 만한 수요 기반이 형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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