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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에 발끈한 노인회장 "지하철 적자, 무임승차 때문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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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가 총선 국면의 화두로 부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불을 지피면서다. 대한노인회는 이 위원장을 강도높게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을 즉각 철회하고 1000만 노인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6·25전쟁 때 폐허가 됐던 한국을 ‘한강의 기적’으로 만들어낸 노인 세대에 대한 공경이 우선”이라면서 “경로우대 정신이 있다면 지하철을 타는 노인이 많고 적고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노인 인구가 약 2%에서 3% 남짓이었을 때 설계된 정책”이란 이 위원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서울시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서울시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김 회장은 “무임승차로 인해 연간 8000억원 대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 위원장 발언에 대해선 “지하철 회사의 적자는 노인 때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승객이 탔든 안 탔든 철도 운행엔 같은 전기료가 발생한다”면서 “노인이 지하철을 타지 않으면 흑자로 전환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1984년 도입돼 찬반 논란을 겪으며 40년째 지속하고 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노인복지 향상·경로사상 고양을 위해 노인의 지하철 운임을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로 시행됐다. 도입 초반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4%대였고 지하철 이용객이 많지 않아 재정 부담이 크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어르신이 우대용 교통카드를 발권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2월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어르신이 우대용 교통카드를 발권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인구는 약 973만 명이다. 인구 비율로 따지면 19%에 육박한다. 10년 전엔 12% 정도였던 노인 인구는 2025년엔 20%가 넘을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하고 있다. 고령 인구 비중이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본다.

고령화 속도에 따라 지하철 운영사인 지자체별 도시철도공사의 재정 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비용은 2022년 기준 연간 8159억 원이다. 2021년(7390억원)에 비해 약 800억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2년 노인 무임승차(1억9664만명)로 인한 손실금이 3152억원이다.

서울시와 공사는 40년 전 대통령 지시로 도입했던 제도인 만큼 국비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무임승차를 지원하면 지하철이 없는 지역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예산 지원을 거부해왔다. 결국 지하철 운영 적자는 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동해왔다. 지난해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올린 서울시는 오는 7월에도 150원을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대전도시철도 대전역에서 시민이 우대권을 발급받고 있다. 뉴스1

지난해 6월 대전도시철도 대전역에서 시민이 우대권을 발급받고 있다. 뉴스1

무임승차로 인한 재정 적자에 대해 김 회장은 “요금 현실화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세대의 부담이 늘지 않냐’는 질의엔 “IT 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화로 인력을 감축하고 임금 인상 투쟁을 하는 노조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대한노인회가 국비 지원을 정부에 촉구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노인들 사이에선 지하철이 없는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지방 노인회를 돌면서 이 문제를 듣고 서울 사는 노인으로서 반성했다”면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버스 무임승차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혁신당은 노인 무임승차를 전면 폐지하고 선불형 교통카드 지급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도시철도·버스·택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연간 12만원 선불형 교통카드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카드를 모두 쓰면 현재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약 40%의 할인율을 적용한 요금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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