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트럼프는 차기대선 노린다"…디샌티스 결국 경선 포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46) 플로리다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후보를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자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렸던 디샌티스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예상 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경선을 중도 포기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경선을 중도 포기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가장 큰 장애물은 트럼프"  

디샌티스 주지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승리를 향한 분명한 길이 없다"며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수하다"며 트럼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외신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거세지고, 경선 전략 부족으로 기대 이하의 지지율을 얻자 디샌티스가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반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디샌티스가 극복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장애물은 '트럼프'였다"고 진단했다. 디샌티스는 트럼프의 후광으로 부상했지만, 결국 지지층이 견고한 트럼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의미다. 디샌티스 측 인사는 "트럼프와 디샌티스는 지지 기반이 같은데, 그 기반을 만든 사람이 트럼프"라며 "디샌티스에게 경선 과정의 어떤 실수보다 트럼프와의 대결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디샌티스는 지난 2022년 11월 미 중간선거에서 플로리다 주지사 재선에 성공한 후 한때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 중 지지율이 트럼프를 앞서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인 디샌티스는 트럼프의 지지로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에 당선됐으며,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느슨하게 하고 성소수자 문제와 국경 문제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해 보수층의 인기를 얻었다.

비전 제시 부족, 지속된 캠프 잡음  

그러나 트럼프가 대선에 본격 등판하고 지지층이 결집하자 디샌티스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또한 디샌티스가 대선 출마 선언 후 8개월간 미래 비전 제시보다 주지사로서의 업적만을 강조한 점도 패인으로 꼽힌다.

또 디샌티스 캠프에서 경험이 부족한 소수의 고문들과 슈퍼팩(미국의 정치자금 기부단체)을 지휘하는 베테랑 공화당 인사들이 자주 충돌하는 등 내분이 끊이질 않았던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정치 평론가 데니스 레녹스는 폴리티코에 "디샌티스는 주변에 국정 경험이 많은 사람을 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세 현장에서 경직되고 어색한 그의 행동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외신은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 17일 뉴햄프셔주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 17일 뉴햄프셔주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디샌티스는 지난 15일 치러진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트럼프에 이어 2위(지지율 21.2%)에 올랐다. 하지만 트럼프와 격차는 30%포인트 가량이나 났고, 3위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의 격차는 2%포인트에 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샌티스 캠프가 아이오와주 코커스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선거 자금도 부족해졌고 이로 인해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전부터 뉴햄프셔주에선 디샌티스의 TV 광고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이 21일 공개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여론조사(유권자 1210명 참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헤일리 전 대사는 39%였으나 디샌티스의 지지율은 6%에 그쳤다.

"치명적 타격"...디샌티스 "차기 대권 겨냥"  

디샌티스의 이번 사퇴와 관련 CNN은 "한때 떠오르던 공화당 스타의 정치 경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며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디샌티스의 실패는 그를 재평가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디샌티스가 차기 대권을 겨냥해 무리하게 선거 운동을 끌고가는 대신 빨리 트럼프 편에 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소식통은 CNN에 "디샌티스는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기회를 얻으려면 (이번 경선에선) 트럼프를 지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NYT는 디샌티스가 아이오와주 코커스 직후 주변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8년엔 나를 지지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즉 예상보다 빠른 경선 포기는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다.

2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 모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 모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