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오픈AI도 ‘AI 반도체 개발’ 잰걸음…UAE·TSMC에 손 뻗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자와 대만 TSMC와 만났다. AP=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자와 대만 TSMC와 만났다. AP=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실세 투자자, 그리고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와 만났다.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기 위한 협력에 나선 것. AI 반도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한 엔비디아로부터의 의존성을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무슨일이야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트먼 CEO가 최근 UAE의 AI 업체 G42 및 대만 TSMC와 만나 AI 반도체 직접 개발을 위한 협의에 나섰다고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논의 내용에는 오픈AI가 이 기업들과 협력해 AI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G42는 UAE 국가안보보좌관이자, 자산운용 규모 7900억달러(약 1057조원·2022년 말 기준)의 세계 최대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 의장을 겸한 ‘UAE 실세’ 셰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소유한 AI 기업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올트먼 CEO가 자체 AI 반도체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 G42,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등 투자자들과 만나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왜 중요해

AI 서비스를 고도화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AI 반도체 공급이 필수다. AI 모델을 학습·작동시키려면 연산 기능에 특화한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주로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GPU 시장의 대부분을 엔비디아가 점유하고 있다는 점. 글로벌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는 엔비디아가 올해 GPU 시장 점유율을 85% 이상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가 지난해 2월 발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 개발에도 엔비디아의 GPU인 A100이 1만여 개 사용됐다고 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해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GPU ‘H100’을 35만개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하루 만에 4%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H100은 2022년 10월 엔비디아가 내놓은 고성능 GPU로, A100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문제는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엔비디아 GPU ‘품귀현상’에 가격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는 엔비디아의 H100 판매 가격이 544만엔(약 4900만원)을 기록하며 16% 높아졌다고 닛케이아시아 등 현지 매체가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고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오픈AI와 경쟁하는 빅테크는 그동안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엔비디아의 'H100' 칩.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 훈련에 필수적이다. 사진 엔비디아 홈페이지 캡처

엔비디아의 'H100' 칩.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 훈련에 필수적이다. 사진 엔비디아 홈페이지 캡처

이걸 알아야 해

최근 본격적으로 AI 생태계 확장에 나선 오픈 AI에게도 AI 반도체 개발은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오픈AI는 지난해 11월 개발 지식 없이 챗봇을 만들 수 있는 도구 GPTs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사용자가 직접 만든 챗GPT를 거래하는 ‘GPT 스토어’를 출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애플 출신의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와 손을 잡고 하드웨어 개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만큼 AI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은 올트먼 CEO에게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다만 시가총액 약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원)에 육박하는 엔비디아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십 억 달러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올트먼 CEO는 일찍이 AI 반도체 개발에 끊임없이 관심을 표해왔다.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해 11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올트먼은 예전부터 투자자들에게 ‘AI 반도체 개발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전체를 아우르는(full-stack) AI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트먼은 지난해 11월 중동을 순회하며 AI 반도체 사업 투자자를 모집하는 ‘티그리스’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6월 방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AI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