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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尹-한동훈 이간질 세력있다”…명품백 갈등설 차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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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21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두고 불거진 ‘한동훈 비대위’와의 갈등설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말 한마디를 가지고 ‘얼씨구나 잘됐다. 싸움이나 붙여보자’는 식으로 확대해석해서 여당과 용산을 이간질하려는 세력이 있지만, 양측은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참모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오랜 신뢰 관계가 있는 사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 대표를 갈등 프레임 안에 가두면 결국 웃는 건 누구겠냐”고 경계했다. 이 참모는 최근 윤 대통령이 참모들과 티타임을 하면서도 “한 위원장이 고생이 많다”며 각별한 신뢰를 표시했다고도 전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한 위원장은 최근 김 여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람들이 기획한 ‘함정 몰카’라고 전제하면서도 “국민이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다”(18일),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19일)라고 말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19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이어지면서 당정 간 갈등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대통령실에서 선제적으로 “갈등은 없다”고 나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다만 여권 내부에선 당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이 매듭을 한 번 짓고 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총선 정국 돌파를 위해 ‘명품백 리스크’를 털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여권 관계자는 “이게 대형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자꾸 이슈를 피하다 보니까 되레 문제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함정 취재로 피해를 본 사람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셈이지만 국민 정서도 무시하지 못한다”며 “윤 대통령이 관련 입장을 담담하게 국민께 전달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다시 소환되는 게 신년 기자회견이다. 이 자리를 빌려 명품백 논란의 본질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한 기존 대통령실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국민 정서를 고려한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한 참모는 “국민께 신년 인사와 함께 지난해 이룬 성과, 올해 비전과 목표를 설명하는 자리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명품백 이슈를 포함해 언론에서 궁금해하는 현안에 관해 묻고 답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신년 기자회견 이외에 오찬을 겸한 기자 간담회나 언론 인터뷰, 별도 입장 발표 등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명품백 수수 의혹은 지난해 11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재미교포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 디올 백을 선물 받았다”며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최 목사가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했고, 선물은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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