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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오일도 유기농 시대…'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A to Z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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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태양의 나라 스페인은 세계 1위 올리브오일 생산국이다. 유럽연합(EU)에서 인정받은 18개의 올리브 원산지이자 다양한 올리브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산 올리브오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스페인에서 올리브오일을 생산하는 라퐁 염수연 대표를 만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 무엇인지, 유럽 유기농 인증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스페인에서 스포츠 에이전트로 일했던 염대표의 올리브오일과의 인연은 아이의 아토피 치료 때문에 시작되었다. 16년째 스페인에 거주하면서 스페인 발렌시아 협회 올리브 농장경영 과정, 마드리드 국제 올리브 협회(IOC) 테이스팅 과정, 카스테욘 올리브오일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다.

스페인산 올리브 품종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올리브협회(IOC)에 따르면 전세계 23개국에서 139종의 올리브가 생산된다. 그중 90%는 단일 품종 오일 혹은 쿠파주(두 가지 이상의 혼합 오일)로 쓰인다. 나머지 10%는 테이블 올리브로 가공되어 판매된다. 전세계 올리브 생산량 2위 이탈리아(10%), 3위인 그리스(10%)에 비해 스페인(약 50%)에서는 단일 품종 오일이 많이 생산된다.

스페인 올리브 대표 품종

1)피쿠알(Picual)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품종으로 무난한 맛이 특징이다. 토마토 꼭지에서 나는 선명하고 기분 좋은 풀냄새를 시작으로 청사과의 상쾌함을 갖췄다. 샐러드류의 가벼운 음식에도 잘 어울리지만 아이스크림, 치즈 케익 등 디저트류에도 잘 어울린다.

2)코르니카브라(Cornicabra)
스페인 중부 톨레도의 특산품으로 코르니(corni)는 뿔, 카브라(cabra)는 숫염소라는 뜻이다. 염소 뿔처럼 올리브 끝이 뾰족하고 부드러운 향이 난다. 굉장히 쓰고 매운 혀뿌리가 얼얼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맵고 쓴 만큼 폴리페놀 수치가 높으며 레드 와인처럼 진하고 묵직한 음식에 잘 어울린다.

3)오히블랑카(Hojiblanca)
스페인어로 오하(hoja)는 잎사귀, 블랑카(blanca)는 하얀 색이라는 뜻으로 이 품종의 잎은 하얗다. 향긋한 꽃 향기가 매력적인 올리브 오일이다. 오일 테이스팅 수업에 항상 ‘예쁜’ 느낌의 오일이라 소개해왔다.

4)아르베키나(Arbequina)
맵고 쓴 맛이 약해 스페인 어린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올리브오일이다. 알이 작고 바나나향이 난다.

올리브 수확 시기

올리브 수확은 가을이 제철이다. 다양한 변수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달라진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품종, 기후, 올리브 밭의 지리, 가지치기 유형, 비료 또는 관개 유형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수확 시기에 따라 9~10월의 연두초록색 올리브는 과일 맛 오일에 적합하고 11월에 색이 알록달록 변하기 시작하여 노란색, 분홍색, 적갈색까지 다양해진다. 11월 말이 지나면 강렬한 갈색에서 검정색으로 변해 올리브의 향과 풍미의 품질이 저하된다. 과숙성된 올리브는 오일로서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 이제 내가 지금 먹는 올리브가 언제 만들어 졌는지 아는 척 해 볼 수 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의 기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라는 단어는 올리브오일을 좋아한다면 많이 접해 봤을 거다. 참고로 10월이나 11월에 시작해서 12월까지 수확된다. 주목할 만한 건 올리브 과일 무게의 겨우10-20% 정도만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수확 후 처음 추출한 최상 등급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이 폴리페놀, 올레인산과 비타민E 같은 영양성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국제올리브협회에서 규정하는 엑스트라 버진 등급을 받으려면 유리지방산 또는 산도가 0.8% 미만이여야 한다. 최초로 올리브 열매를 수확한 후 24시간 이내의 신선한 상태에서 화학적 수단을 쓰지 않고 기계적 방식으로 28도 미만에서 추출해야 한다.

올리브오일은 산도가 낮을수록 신선하고 높은 품질 등급으로 간주한다. ‘버진’ 올리브오일은 첫 추출 오일이지만 산도가 2%미만, ‘람판테’ 올리브오일은 퀄리티가 낮거나 가공 방법이 불량하여 결함이 있는 산도 3.3% 이상의 오일이다. 람판테 오일은 식용 보다는 램프를 키는데 사용되어 유래한 이름이다. ‘포마스’ 올리브오일은 위 오일들을 추출한 찌꺼기로 만든 오일이다. 가격이 저렴해 주로 튀김 요리에 이용된다.

올리브오일의 유기농 인증을 확인하는 법

〈SOHISCERT 유기농 인증을 바탕으로 유로리프가 인정된 인증서〉

〈SOHISCERT 유기농 인증을 바탕으로 유로리프가 인정된 인증서〉

EU 농식품에는 2010년 7월부터 유기농 인증을 통과하면 유로리프(Euro-Leaf) 로고가 부착된다. 우수한 품질, 지속 가능한 생산 과정, 제품 성분의 95% 이상을 유기농 원료로 사용해야 본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EU에서는 유전자 변형 생물(GMO) 성분 함량이 0.9%를 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GMO를 사용했거나 GMO 식품이 원료에 사용된 경우 로고를 사용할 수 없도록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자치 공동체 또는 기관의 유기농 인증서가 유로리프와 함께 표기된다.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인증 기준을 충족한 경우 국가 차원의 자체 유기농 인증서가 유로리프와 함께 표기된다.

스페인 중부의 올리브오일 ‘알알마’

알알마는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에서 철저한 유기농 공법으로 재배된다. 사진 염수연

알알마는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에서 철저한 유기농 공법으로 재배된다. 사진 염수연

전세계 올리브의 50%가 생산된다는 스페인, 그중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은 최고 생산량을 자랑한다. 스페인 중부의 카스티야 라만차 그중 톨레도지방의 올리브 오일은 양 대신 오직 품질로 승부한다.

알알마(Al Alma)는 120만평의 산속에서 2006년부터 심은 올리브나무 열매에서 추출된다. 올리브나무는 평균 수명이 수 백년에 달하지만 100년 미만, 조금 더 엄격하게 말해 50년 미만의 나무에서 좋은 열매가 나온다.

알알마가 생산되는 톨레도 라구아르디아 산에서 3만 그루가 넘는 올리브나무를 철저한 유기농법으로 재배 중인 농장주 토마스 마드리드 푸엔테스(77세)는 “우리가 직접 먹고 손주들의 입으로 들어가기에 유기농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알알마는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에서 철저한 유기농 공법으로 재배된다.

알알마 올리브오일의 생산 공정

1단계: 올리브 수확

알알마 올리브는 더위가 꺾이는 10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스페인은 10월에도 낮기온이 40도가 넘는 곳들도 있어 열매 수확은 더위를 피해 이른 새벽시간이나 저녁에 시작한다. 비 오는 날은 열매가 바로 상하기 때문에 작업을 하지 않는다.

올리브의 손상을 최소화한다고 알려진 ‘핸드 피킹’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려 올리브가 산화될 수 있어 전통 방식 보다 기계적인 방법으로 추출한 오일을 추천한다.

2단계: 분쇄, 추출

열매를 따면 곧장 공장으로 운반하여 오일을 추출한다. 알알마의 경우 농장안에 오일 방앗간 알마사라(almazara)라고 부르는 최신형 공장이 있다. 밭에서 공장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10분이다. 트렉터로 운반하여 작업대에서 바람으로 잎과 가지를 씻어내는 작업 후 물로 세척하고 중량을 잰 다음 분쇄가 시작된다.

씨까지 곱게 분쇄된 올리브는 8000-15000rpm이라는 엄청난 속도의 원심분리기로 물, 기름, 찌꺼기로 분리된다. 이 때 분리된 찌꺼기는 다시 둘로 나뉘어 씨 부분은 땔감으로 씨를 걸러낸 나머지 찌꺼기는 사료가 되거나 밭의 퇴비로 돌아간다.

3단계: 저장, 필터링

원심분리기에서 걸러낸 기름은 저장용기에 3-7일정도 두고 위에 뜬 찌꺼기를 걸러준 후 필터링 기계에 필터링 작업을 거친다. 필터링 작업을 거쳐야 더이상 산화되지 않고 오랫동안 맛이 일정하다.

4단계: 병입 및 운송방법

연구소에 오일 샘플을 보내 성분 검사를 한다. 이제 병입 후 판매 준비가 끝난다. 올리브 오일을 배로 운송하는 경우 유럽에서 한국에 오려면 50도 이상 적도를 지나게 된다. 항공으로 운송한 상품을 고르는 편을 추천한다.

알알마 올리브의 차별점은?

일반적으로 국제올리브협회가 규정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란 산도 0.8%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오일의 노후 상태를 뜻하는 과산화물가(Peroxide value)를 알아야 한다. 올리브 열매 수확 후 오일 추출전까지 너무 오래 방치하거나, 추출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거나 너무 상처가 많은 올리브 열매가 많았거나, 날씨나 주변 환경으로 얼은 올리브 열매로 추출했거나 하는 등의 여러 이유로 오일 추출 전에 산패가 진행된다. EU규정집에 따르면 최대 0.8%의 유리지방산 함량과 최대 과산화물가 20 meq/kg를 준수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최고 품질 오일의 과산화 물가의 경우 5정도인데 20에 가까운 오일이라면 곰팡이 냄새, 시거나 쩐내가 분명히 난다. 이상한 냄새나 맛이 난다면 그것은 품종 특성이 아니라 오일이 생산 공정이나 운반 과정에서 탈이 났다는 것이다. 추출과정을 모르거나 수확 철 지역 협동조합의 오일 추출 순서에서 밀린다면 수확 후 24시간이 경과했을 수 있다.

알알마는 협동조합 방앗간에 만족하지 못하고 농장안에 자체 최신설비를 갖추었다. 올리브 열매 수확 후 공장까지 십 분이면 도착해 바로 오일을 추출한다. 온도 또한 28도가 아닌 16도-22도로 통제되어 그야말로 진짜 냉장 추출 후 항공 운송을 통해 한국으로 보내 진다. 알알마의 과산화 물가는 3.8에서 4.5 수준이다. (2023년 추출 햇오일 기준) 한국으로 보내는 알알마는 농장 전체 3만그루 올리브나무 중 10월에 추출된 것만 사용한다. 전체 10퍼센트에 불과하다. 아직 녹색인 최고등급 올리브 열매를 최고의 시설에서 추출한 최상급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항공 운송을 통해 소량만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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