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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장·법정 오가는 트럼프…손바닥 '의문의 붉은 점'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오른쪽 손바닥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 얼룩이 찍힌 장면이 포착됐다. 트럼프 측이 얼룩의 정체에 대해 밝히지 않은 가운데 SNS 등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뉴욕의 아파트 건물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그의 오른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색 얼룩이 묻어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뉴욕의 아파트 건물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그의 오른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색 얼룩이 묻어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재판에 피고로 출석했다. 전 패션잡지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소송에 따른 재판이다.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때인 2019년 자신에게 “내 타입이 아니다”라고 말해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6년 백화점 탈의실에서 캐롤을 성추행하고, 2022년 재차 “사기꾼”이라고 부른 데 대해 500만 달러(약 66억원)의 손해배상금 지불을 결정했던 소송과는 별개다.

문제의 붉은 얼룩은 법정에 가는 길에 포착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의 아파트를 나서는 길에 취재진을 발견하고 오른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그런데 그의 오른손 검지와 엄지, 손바닥에는 정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붉은색 얼룩이 묻어 있었다.

현지 언론들은 피부과 전문의의 의견을 반영해 “손에 나타난 발진일 수 있다”거나 “추운 기온에 따른 피부 건조증일 수 있다”, “단순히 주스가 묻었을 수 있다”는 등의 추측성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손바닥에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붉은색 얼룩이 포착된 것과 관련 미국의 한 네티즌은 '주술'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X계정 캡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손바닥에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붉은색 얼룩이 포착된 것과 관련 미국의 한 네티즌은 '주술'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X계정 캡쳐

SNS를 통해선 보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X계정에 “붉은 얼룩이 사탄의 의식으로 인한 화상 때문이라는 데 그게 사실이냐”라며 “트럼프가 미국 전체 유권자의 0.0000001%에 해당하는 표를 얻기 전날 밤 엄청난 수의 아이오와 농장 동물들이 희생됐다고 말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자신과 관련된 각종 소송에 따른 법정 출석과 공화당 경선 일정을 병행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선 인신공격을, 유세장에선 인종차별성 발언을 하며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캐럴의 변호인을 인용해 “트럼프는 이날도 SNS에 글을 올려 피해자를 괴롭혔다. 성추행을 인정한 판결이 나온 뒤에도 계속 캐럴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과 A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럴의 증언 도중 “거짓이다”, “기억이 돌아왔나보네”라며 큰 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트럼프는 휴정 중엔 SNS에 “뉴햄프셔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나라를 위해 싸워야 할 시간에 나를 증오하는 급진좌파 판사로부터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재판에 피고로 출석했다. 변호인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도 법정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재판에 피고로 출석했다. 변호인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도 법정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향해선 인종차별성 발언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니키 ‘님라다(Nimrada)’ 헤일리의 정신 나간 연설을 들은 사람이라면, 그녀가 아이오와 프라이머리에서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녀는 그렇지 않았으며, 그녀는 심지어 돈도 없고 희망도 없는 최약체 론 디샌티모니우스(디샌티스를 얕잡아 붙인 별칭)도 이기지 못했다”고 적었다.

헤일리 전 주지사가 인도 이민자 가족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발언 자체가 인종차별성 요소가 매우 짙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에도 헤일리 전 주지사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음모론 사이트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더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쓴 헤일리 전 주지사의 인도 이름은 사실 관계에도 맞지 않는다. CNN은 “헤일리의 결혼 전 이름은 ‘니마라타(Nimarata) 니키 란드하와’”라며 “트럼프는 그녀의 이름을 ‘나마라타’도 아닌 ‘님라다’로 잘못 표기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어 “이런 공격은 트럼프가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쏟아냈던 인종주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며 “트럼프는 오바마가 미국 출생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이후에는 그의 가운데 이름이 ‘후세인’이라고 공격 포인트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유세 도중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유세 도중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에 대한 맹공을 펼치는 배경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는 중도 성향의 일반 유권자들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중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헤일리의 추격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뉴햄프셔 주민 6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헤일리는 나란히 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디샌티스는 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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