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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둘 오승환, 삼성 마운드 2년 더 지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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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전시된 자신의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전시된 자신의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지난해 10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삼성라이온즈의 프로야구 경기.

삼성이 4-3으로 앞선 8회 초 마무리 투수 오승환(42)이 마운드에 올랐다. 2사 2루의 위기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SSG의 베테랑 추신수와 맞대결을 펼쳤다. 오승환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1982년생 동갑내기 추신수를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는 이어 9회에도 마운드를 지키면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오승환이 KBO리그 통산 400번째 세이브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등판에서 400세이브 금자탑을 쌓은 오승환이 올해도 삼성 마운드를 지킨다. 삼성과 오승환은 지난 16일 2년 총액 22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끝판대장의 돌직구는 2년 더 이어지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없지는 않았다. 연봉과 계약 기간을 두고 구단과 선수 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삼성 이종열 단장이 오승환을 직접 만나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경기고와 단국대를 나온 오승환은 한국 야구가 낳은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200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곧바로 핵심 필승 조가 됐다. 처음에는 경기 도중 마운드에 오르는 중간 계투였지만, 2006년 당시 선동열 감독이 그를 전문 마무리 투수로 발탁했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그해 47세이브를 기록했다.

‘돌부처’ 오승환의 세이브 여정

‘돌부처’ 오승환의 세이브 여정

2010년대 초반까지 삼성 왕조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도 돌부처의 위력을 뽐냈다. 2014년과 2015년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각각 39세이브와 41세이브를 기록했고, 이때 활약을 발판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활약했다.

오승환은 2020년 삼성으로 돌아왔다. 당시 나이는 38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가 뒤따랐지만, 지난 4년간 123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한국과 미국·일본 프로야구 통산 500세이브를 돌파하는 한편, KBO리그 역대 최초로 400세이브를 달성하면서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오승환은 이번 계약을 통해 앞으로 2년간 세이브 기록을 늘릴 수 있게 됐다. 통산 세이브 2위는 이미 은퇴한 손승락의 271세이브다.

삼성은 지난해 8위를 기록했다. 마운드의 허리가 약한 게 가장 큰 약점으로 평가됐다. 그래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FA 김재윤과 임창민을 차례로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에선 왼손 투수 최성훈과 오른손 사이드암 양현을 뽑았다. 그리고 오승환과도 재계약하면서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 이종열 단장은 “오승환과 재계약하면서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지만, 최고의 전력 구성을 위해 구단의 입장을 이해해준 오승환 선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오승환이 최근 합류한 선수들과 함께 불펜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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