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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태양광·수소 다음은 바다?…김동관 “무탄소 가스운반선 개발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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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세계 최초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100% 친환경 연료만 사용하고 전기로 추진할 수 있는 탈화석연료 선박이다.

한화그룹은 17일 김 부회장이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 세션에서 해양 탈탄소 비전을 제시했다고 소개혔다. 해양 수송은 세계 무역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주요한 수단이지만,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3%를 차지한다. 그만큼 탈탄소의 중요한 열쇠로 꼽힌다.

지난 2022년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로 꼽히는 대니얼 예긴 S&P글로벌 부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과 회담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22년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로 꼽히는 대니얼 예긴 S&P글로벌 부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과 회담하고 있다. 중앙포토

선박의 내연기관은 암모니아‧메탄올 같은 친환경 연료를 주로 사용하지만, 안정적인 연소를 위해서는 파일럿 오일 같이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연료 비중이 5~10% 정도 필요하다. 한화는 이 부분을 보완, 100% 암모니아로 운항할 수 있는 가스 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박의 보조 발전장치로 수소연료 전지와 에너지 저장시스템(ESS)을 장착해 무탄소 전동화를 꾀하고 수소연료 전지에 필요한 수소를 선박 안에서 생산할 수 있는 암모니아 크래커도 함께 탑재할 예정이다.

이날 김 부회장은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의 실증 계획도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선박은 제조에 큰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2~3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30년 사용할 수 있다”며 “ 때문에 실증을 통한 안정성 증명이 발주에 중요한 포인트라 다양한 방법으로 실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태양광‧수소‧풍력에 이어 해양으로 탈산소 영역을 확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한화에너지는 15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채권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한화에너지 USA홀딩스의 북미 태양광‧ESS 사업 확대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국내 기업 최초로 한화오션이 다보스포럼 대표 프로그램 FMC(First Movers Coalition)에 가입했다. FMC는 철강‧화학‧항공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의 기업들이 모여 탈탄소 잠재 기술 수요를 창출, 시장 안착을 위해 협업하는 조직이다. 김 부회장은 2010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한편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이 계열사 3곳(㈜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지난 4년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 52만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주식은 RSU(0.35%)를 포함해 5.27%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020년 RSU를 성과 보상 방식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올해부터 주주에게 RSU를 부여한 내역을 분기마다 공시해야할 의무가 생기면서 김 부회장의 RSU 내역이 다시 부각됐다.

RSU는 성과나 재직기간에 대한 조건을 걸고 현금 성과급 대신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주식 보상 방식 중 하나다. 대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RSU 일부를 현금(지급 시점까지 일평균 주가 반영)과 제3자와 거래할 수 있는 보통주로 받는 형태다. RSU 보유분은 의결권이 없지만, 대기업의 대주주 지분 확대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RSU는 그룹 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화는 RSU 지급 대상을 임원뿐 아니라 팀장급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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