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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빨리 내릴 이유 없다" Fed 이사 한마디에 韓美증시 얼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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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 AP=연합뉴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 AP=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도 기준금리 조기 인하 경계 발언이 나오며 미국 증시가 얼어붙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경제 활동과 노동 시장 위축을 고려할 때, 지속 가능한 수준인 2%의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을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이거나 빠르게 인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내 최대 6번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지난해 12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1만6000건 늘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보다 3.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예상치를 상회한 시장 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나왔다.

월러 이사는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대로 하락하고 있다는 생각을 확인하거나 반박하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ECB 통화정책위원. 로이터=연합뉴스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ECB 통화정책위원. 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를 6번 인하하는 것은) 허황된 꿈”이라며 “연착륙 시 우리는 2~3번의 금리 인하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날 ECB 통화정책위원인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2024년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해선 안 된다”며 매파 발언을 이어갔다.

미 증시 위축에…코스피도 2% 넘게 폭락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는 시장에 곧바로 반영됐다. 4.169%를 찍었던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월러 이사의 발언 이후 4.255%까지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4.081%까지, 30년물 금리는 4.319%까지 상승하며 고점을 찍었다.

다우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0.62% 내린 3만7361.12 포인트에 장을 마감하는 등 미국 증시도 얼어붙었다. S&P 500은 0.37% 내린 4765.98 포인트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0.19% 내린 1만4944.35 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시장 부진 등 악재가 닥친 애플(-1.23%)과 보잉737 맥스9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보잉(-7.89%) 등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서 17일 코스피도 전장보다 2.47% 급락한 2435.9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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