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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때 1만원, 담배에 800원… 尹 "91개 법정부담금 전면 재검토"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현행 91개에 달하는 법정부담금의 전수조사를 통한 전면 개편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준조세'나 '그림자 조세'로 악용되는 법정부담금이 도처에 남아 있다"며 "국민과 기업 부담을 실제로 덜려면 91개에 달하는 현행 부담금을 전수조사해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담금은 세금이 아니지만 특정 공익사업과 연계해 부과하는 비용이다.

2022년 기준 91개 항목 부담금은 22조3710억원이 걷혔다. 올해 징수 예정인 부담금 규모는 24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02년(약 7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화 티켓값 일부를 영화발전기금으로 내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등은 생활과 가장 가까운 사례다. 2022년 기준 179억원이 징수됐다. 업계는 입장권 1매당 약 300원으로 추산한다.

규모가 큰 대표적인 부담금 항목으로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이 있다. 이 부담금은 전력산업 기반조성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기사용자에 대해 전기요금의 3.7%으로 부과한다. 2022년 기준 2조3783억원으로 가장 큰 수준이다.

담배 20개비당 841원인 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사업에 필요한 재원으로 쓰인다.

모든 출국자를 대상으로 1만1000원씩 징수한 출국납부금도 있다. 해당 납부금은 지난해 666억원이 징수됐고, 현재까지 총 3조9199억원이 걷혔다.

윤 대통령은 "부담금이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행위에 예외적으로 부과하는 것이지, 재원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담금을 폐지할 경우 영화진흥, 전력 산업 기반 마련, 국민 건강 증진 사업 등을 진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의 대안도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환경 오염을 방지, 국민 건강 증진 목적 등 필요한 부담금과 시대에 맞지 않는 관행적 성격의 불필요한 부담금을 나눠 대대적인 손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은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를 국회에 요청했다.

또 윤 대통령은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도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며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법을 어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입법으로 집값이 많이 올라갔는데 무분별한 규제로 국민의 주거이전 자유와 재산권 행사까지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미등록 경로당의 전수 조사와 지원 대책 강구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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