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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혈뇨: 원인, 진단, 그리고 적절한 치료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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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제생병원 신장내과 이장한 주임과장

혈뇨란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적혈구가 소변에서 나오는 것을 의미하며 소변 검사상 현미경 고배율 시야에서 적혈구가 3개 이상 관찰될 때를 말한다.

소변은 콩팥(신장)에서 만들어져서 요관, 방광, 요도를 거쳐서 나오는데 혈뇨는 이러한 곳에서의 출혈을 의미한다. 소변 내에 혈액이 많을 때는 소변 색깔이 붉은색 혹은 갈색으로 변하며 이를 육안적 혈뇨라고 하고, 소변 내에 혈액량이 적을 때 육안으로 보았을 때 소변 색이 변하지 않지만,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적혈구가 발견되는데 이를 현미경적 혈뇨라고 한다. 무증상의 현미경적 혈뇨는 비교적 흔하여 성인의 5-10%에서 발견된다.

무리한 운동이나 심한 외상, 허혈성 손상, 독성 물질 등에 의해 근육이 손상되어 근육 세포 내의 미오글로빈이 세포 밖으로 유리되어 소변으로 나오는 횡문근 융해증 경우에도 소변 색이 붉게 변한다. 이런 경우에는 혈뇨와 감별 진단을 위해 혈중에 근육 효소가 증가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육안적 혈뇨의 원인으로는 요로 감염, 요로와 신장의 결석, 사구체 질환을 포함한 신장 내에서의 출혈, 신장의 종양 등이 있다. 특히 육안적 혈뇨의 경우 여성에서는 40대 미만에서는 악성 종양이 관찰되지 않으나 남성에서는 40대 미만에서도 6.5%에서 나타난다. 남녀 모두 나이가 증가할수록 육안적 혈뇨의 원인에서 악성 종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여 70대 이상에서는 30% 이상이 된다. 현미경적 혈뇨의 원인은 육안적 혈뇨와 비슷하나 육안적 혈뇨의 경우 악성 종양의 빈도가 20% 이상인 데 비해 현미경적 혈뇨에서는 5% 정도로 나타난다.

혈뇨가 의심되면 소변 검사를 통해 혈뇨 여부와 정도, 염증 동반 여부를 확인한다. 혈뇨의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복부와 골반 CT촬영이 가장 선호되는 검사이며 CT촬영 시 정맥으로 조영제를 사용하기 어렵다면 신장 초음파를 시행할 수 있다. 신장 초음파는 신장의 모양과 크기, 신장 종양, 신낭종 유무와 모양을 관찰하는 데 유용하나 요로 결석이나 3cm 미만의 종양 발견의 경우 CT에 비해 민감도가 낮다. CT나 초음파에서 이상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60세 이상이거나 육안적 혈뇨가 나왔거나 미세 혈뇨라도 양이 많은 경우나 방광암의 위험 인자인 흡연, 유기 용매에 노출,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같은 항암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방광 내시경을 시행해야 한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로 알아낸 원인에 따라 치료하게 된다. 혈뇨의 원인이 요로 감염인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를 하며, 요로 결석의 경우 체외충격파 요로 결석 쇄석술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치료하며, 콩팥, 요로, 방광의 암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한다. 그러므로 혈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혈뇨가 있는 경우 전문의를 찾아서 원인에 대해 진단을 신속히 해서 심각한 질병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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