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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아파트 화재로 176명 사망...겨울보다 여름철에 더 잦아

중앙일보

입력

화마가 할퀴고 간 아파트 내부의 모습. 사진 천안서북소방서

화마가 할퀴고 간 아파트 내부의 모습. 사진 천안서북소방서

최근 5년간 아파트 화재는 여름(6월~8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심야 시간(오전 0시~오전 4시)대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 최근 5년간 아파트 화재 분석 #화재상황 먼저 살피고 대피 여부 결정해야

소방청은 16일 최근 5년간 아파트 화재 통계를 바탕으로 계절·시간대별 발생 빈도와 원인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총 1만4112건이다. 지난해에는 2993건이 일어나 최근 5년 중 아파트 화재가 가장 잦았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계절별로는 여름철(6∼8월)이 4018건(28.5%)으로 겨울철(12∼2월) 3555건(25.2%)보다 많았다. 소방청 측은 “여름철에는 에어컨 등 전기용품 때문에 화재가 자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요인별로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6979건(49.5%)으로 가장 많았다. 부주의 중에서도 ‘음식물 조리 중 발생한 화재’가 3188건(45.7%)을 차지했다. 이어 담배꽁초 1390건(19.9%), 불씨 방치 704건(10.1%) 순이었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6∼8시에 자주 발생했다. 저녁 식사 등 음식물 조리 등으로 인한 화재가 집중된 탓이다.

지난 5년간 아파트 화재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1781명(사망 174명·부상 1607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체 화재 인명피해(1만2072명)의 14.7%에 이른다. 사망자 중 33%(58명)는 심야 시간대에 발생했다.

사망 원인으로는 '연기 흡입'이 71.2%(124명)를 차지했다. 뛰어내림 등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는 6.3%(11명), 화상 사망자는 8%(14명)였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한편 지난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 1만4112건 중 1만2718건(90.1%)은 '발화지점만 연소한 화재'였다. 10건 중 9건은 화염이 세대 전체, 다른 층, 다른 세대로 확산하지 않고 주방·침실 등 특정 공간만 태웠다는 의미다. 참고로 발화지점만 연소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총 890명으로, 전체 인명피해의 50%에 달했다. 다른 층에서 대피하다 발생한 인명피해는 143명(15.8%)이었다. 이 경우 대부분은 연기 흡입에 의한 피해였다. 아래에서 위로 확산하는 속도가 초속 2~3m에 달하는 연기의 특성상 화재 규모가 작음에도 인명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최홍영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은 “아파트 화재는 연기로 인한 인명피해 비율이 높고, 특히 작은 규모 화재에도 다른 층 거주자가 대피하다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가 많았다”며 “화재가 발생한 층과 규모 등이 파악되지 않았다면 무조건 대피하기보다는 화재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대피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아파트 화재 시 구체적인 행동 요령과 피난안전 매뉴얼 등은 소방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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