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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변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어, 다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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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두산 베어스 구단 창단 42주년 행사에 참석한 이승엽 감독. ‘변화’를 당면 과제로 삼고 “나부터 변하겠다”고 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구단 창단 42주년 행사에 참석한 이승엽 감독. ‘변화’를 당면 과제로 삼고 “나부터 변하겠다”고 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시즌을 5위로 마쳤다.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2024년, 두산은 ‘변화’를 당면 과제로 삼았다. 이승엽 감독은 “나부터 변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구단 창단 42주년 행사에 참석해 “올해는 변화하는 프로야구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빨리 적응한다면 더 많이 이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거라고 본다”며 “나도 변할 것이고, 선수들도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한다. 심판(사람)이 아닌 기계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베이스 크기도 15제곱인치(15인치×15인치)에서 18제곱인치(18인치×18인치)로 커진다. 이렇게 되면 1~2루 간, 2~3루 간 거리가 4.5인치(11.43㎝) 짧아져 도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베이스가 커지면서 선수들의 부상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KBO는 또 공격적인 타격을 유도하기 위해 수비 시프트도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는 두산 입장에선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두산은 “우리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모두 똑같은 변화를 맞닥뜨려야 한다”며 그리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이승엽 감독은 “ABS가 실행되면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질 텐데, 지난 시즌 우리 투수들의 제구가 나쁘지 않았다. 또 우리는 왼손 타자가 많은 팀이라 시프트 금지는 실보다 득이 될 수 있다”며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보다는 지난해 얻은 교훈을 발판 삼아 올해 더 높은 자리로 도약하는 게 두산의 목표다. 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19일 창원에서의 패배(와일드카드 결정전)는 여전히 잊을 수 없다. 시즌 막판 10경기에서 힘이 많이 떨어졌고, 그 연장선으로 그날도 역전패해 그대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며 “판단 미스가 아쉬웠고, 여운이 오래 가는 경기였다. (아픈 기억을) 가슴 깊이 품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또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변화하지 않는다면 더는 이길 수 없다. 모든 걸 바꿔야 한다”며 “지난해 좋지 않은 기억을 통해 더 단단해지고, 냉철해지고, 발전해야 한다. 올 시즌엔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두산 프런트의 새 수장이 된 고영섭 대표이사도 ‘변화’를 강조했다. 고 대표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CES 혁신의 키워드는 AI와 로보틱스였다. 다가오는 KBO리그의 변화를 떠올리면, 우리와 먼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이 감독의 은사였던 박흥식 수석코치를 새로 영입했다. 또 6년 7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잔류 계약을 한 양석환을 새 주장으로 선임했다.

양석환은 “팀 성적이 좋아지려면 개인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내 성적이 곧 팀 성적으로 이어진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들이 이번 스프링캠프를 준비해주길 바란다”며 “우리 두산이 2024년의 승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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