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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에서 지정학·공급망 강조는 과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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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중국 정부가 17일 발표하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데이터는 중국 경제가 정부의 공식 성장 목표였던 5%를 상회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일 것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결과에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정부 발표는 구문(舊聞)처럼 느껴질 것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사는 정부가 2024년에도 ‘친(親)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내놓는 추가적인 경제·금융 정책이다.

궁극적으로 올해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세 가지 원동력은 3P 즉, ‘정책·부동산·인식(policy, property, perception)’이다. 당국은 미묘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너무 많은 경기부양책은 투자자에게 재정 지속성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너무 적은 경기부양책은 시장을 실망하게 해 이미 낮은 신뢰수준을 더욱 굳힐 수 있다. 현재 중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특별히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성장률은 경제분석 기관에 따라 3.0%에서 5.3%까지 다양하게 예측되고 있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올해 중국 경제를 다루는 신문 기사 제목을 장식할 두 가지는 지정학과 공급망 재구성이지만, 당사는 이 두 가지가 전체 중국 경제 흐름에서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11월에 끝나는 기나긴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내내 선거 결과가 미·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끊임없이 추측이 나올 것이다. 현 단계에서 당사 판단에 따르면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미국 이익의 증진을 위해 실행되는 조치의 유형은 집권당에 따라 다를 것이다.

대만해협 건너편에서 친주권(親主權)을 표방하는 민주진보당(DPP)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본토와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과장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새로운 DPP 정부에서도 지정학적·경제적 차원에서 현상유지가 광범위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은 위안화의 단기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은 경제·무역 긴장이 가장 심각할 때 가장 높았지만, 그때마다 중국 인민은행(PBC)은 강력한 통화 정책으로 대응했다.

탈중국 공급망 재구성은 장기적이고 느리지만,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는 추세다. 공급망 재구성의 주요 요인은 비용에 대한 고려, 규제의 불확실성, 공급 업체의 다변화 시도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가치 사슬 상승을 시도하고 있으며 여전히 엄격하게 자본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중국은 공급망 전환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