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인당 30만원, 이 돈이면…" 골퍼 40만명 제주 버리고 간 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골퍼 어디로→“일본·동남아로”

제주도내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골퍼들. 독자제공

제주도내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골퍼들. 독자제공

지난해 제주지역 골프장 이용객이 전년보다 40만명 이상 감소했다. 동남아 골프 비용이 제주보다 싸고, 엔저로 일본골프장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골퍼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도는 14일 “지난해 제주도내 29개 골프장 이용객이 241만5970명으로 2022년 282만305명보다 14.3%(40만4335명) 줄었다”고 밝혔다.

제주도 골프장은 최근 몇 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실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제주 골프장 이용객은 239만9511명에서 2021년 289만8742명으로 20.1%(49만9231명) 증가했다.

하지만 호황은 길지 않았다. 2022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제주행 발길이 감소하는 추세다.

국내 골퍼가 라운딩 방향을 해외로 돌린 이유는 또 있다. 제주도 골프 비용이 전반적으로 비싸진 것도 영향을 줬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은 2021년까지 개별소비세가 75% 감면됐지만, 2022년부터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서 1인당 2만1120원이 부과되고 있다. 골프관광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그린피가 30%이상 오른 것 같다”고 했다.

“제주보다 돈 더 들어도 나라 밖 선택”

동계시즌 제주에서 골프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골프 관광객. 최충일 기자

동계시즌 제주에서 골프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골프 관광객. 최충일 기자

2024년 현재 제주도내 골프장 그린피는 주말에 최저 18만원에서 최대 30만원이며, 주중에는 최저 10만원에서 최대 23만원이다. 여기에 팀당 15만원 안팎인 캐디피와 10만원대 카트 사용료, 그늘집 등에서 먹는 식음료비까지 포함하면 18홀 라운딩에 1인당 평균 비용이 30만 이상 든다. 여기에 성수기 왕복 20만원 내외 항공료와 최소 10만원 이상 숙박비, 현지 식사비까지 합하면 1박 2일을 기준으로 적어도 60만 원대 이상 든다.

제주 골프 업계 관계자는 “골프비용이 싼 동남아는 물론, 엔저 혜택을 받은 일본도 규슈지역 등을 기준으로 그린피 7~10만 원대에 골프장 이용이 가능하다”며 “골프와 온천 숙박을 포함해 3박 4일 기준 적게는 1인당 180만 원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절대적인 비용이 제주행보다 더 든다 해도 해외여행 만족도를 고려할 때 제주가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제주도내 골프업계는 지난해 제주 골프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주도에 지방세(재산세·원형보전지·분리과세 등) 감면 부활과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재검토 등을 요청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업계와 함께 서비스 질 향상, 요금 조정 방안 등을 마련해 제주 골프산업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