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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여승 성착취한 '부처 소년'…네팔 영적 지도자의 몰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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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바하두르 봄잔(34)이 10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의 중앙수사국에서 기자회견 도중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람 바하두르 봄잔(34)이 10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의 중앙수사국에서 기자회견 도중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네팔에서 '부처의 환생'으로 불린 영적 지도자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10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부처 소년'으로 알려진 람 바하두르 봄잔(34)이 전날 오후 미성년자를 성적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현지 경찰 성명에 따르면 그는 2020년 수도 카트만두 남쪽 바라 지역에 있는 자신의 아쉬람(승려들이 수행하며 거주하는 곳)에서 미성년 여승을 성 착취했다. 그는 카트만두 외곽으로 도망치다 붙잡혔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나온 12대 이상의 휴대전화, 5개의 노트북, 태블릿, 20만 달러(약 2억 6300만원) 상당의 네팔 화폐와 외화도 압수했다.

봄잔의 혐의는 네팔의 한 여승이 "지난 2018년 내가 미성년자였을 당시 봄잔이 자신의 아쉬람에서 나를 성폭행했다"고 공개 고발한 것과 관련이 있다. 당시 봄잔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히 지어낸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봄잔은 지난 2005년 15살의 나이에 홀로 정글로 들어가 10개월간 수행했다고 알려져 명성을 얻었다. 그의 추종자들은 봄잔이 음식과 물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은 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일부 추종자들은 그를 '석가모니의 환생'이라며 추앙했고, 이때부터 '부처 소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CNN은 전했다.

봄잔은 2019년 그의 신도 4명이 실종된 사건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봄잔의 아쉬람을 급습했다. 경찰은 "여러 차례에 걸쳐 봄잔의 아쉬람에서 사라진 신도들 관련해 추가 조사와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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