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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텐트, 료마 같은 리더십 필요…파괴력, 양당 혁신에 연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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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호 04면

정치컨설턴트 4인의 신당 전망

10일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에 이어 11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제3지대에 주요 플레이어들이 모두 입장했다. 이미 자리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과의 이합집산 여부가 4·10 총선의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당장 12일에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미래대연합’을 제안하며 “1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모든 개혁 세력, 미래세력과 함께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나섰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과 정태근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함께했다.

정치평론가 4인이 본 신당 전망

정치평론가 4인이 본 신당 전망

이 전 총리와 이 위원장도 각각 “협력의 방법이 뭔지는 논의해 봐야겠지만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 공약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의 경험칙은 그러나 제3지대에 호의적이지 않다. 한 지역구에서 한 명을 뽑는 소선거구제는 강력한 원내 1·2당 즉 양당제를 만들어내는데,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민주당·국민의힘 계열은 수십 차례 당명을 바꿔가며 존속해 왔지만 제3당은 명멸했다. JP(김종필)·안철수 등이 제3당을 만들어냈지만 지속시키진 못했다. 다당제를 위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두 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사실상 양당제를 견고하게 하는 틀이 됐다.

이번엔 달라질까. 플레이어들 자체는 과거만큼 대중적 흡인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민주당 또는 국민의힘이 텃밭인 호남·영남에서 실지(失地)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전직 당 대표를 포함한, 중량급 인사들이 양당에서 모두에서 나왔다. 무당층도 30%대로 견고하다. 의미 있는 원내 3당으로 이어질지, 박동원·박성민·윤태곤·윤희웅 등 네 명의 정치컨설턴트에게 물었다.

이들은 여하히 ‘빅텐트’를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제(諸) 세력들이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이합집산은 가능하다”고 봤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이 전 총리가 욕심 없다고 말하고 조응천 의원 등도 빅텐트를 말한다”고 했다. 실제 조 의원은 “신당들이 독자적으로 기호 3번, 4번, 5번, 6번 받아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

이미 느슨한 선거연대부터 합당까지 다양한 모색이 이뤄지고 있다. 후자로 갈수록 난도는 올라가고 파괴력은 커진다. 합당할 경우 “비례에서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 정도까진 아니어도 확장성이 클 듯하다”(윤태곤 실장)고 했다. 당시 비례대표 선거에선 국민의당이 26.7%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 이은 2위였다. 민주당은 25.5%에 그쳤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그 정도까진 되진 않을 것”이라며 “이준석 신당 지지율이 10%, 이낙연 신당 10%라면 둘이 합쳐서 20%가 되는 게 아니라 10~15% 정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선거연합까진 갈 수 있다고 보나 완전히 헤쳐모여까지 못 간다”고 봤다. 당 대표를 정하는 문제부터 지역구 출마, 비례대표 배분, 정책 조율 등 난제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선지 조응천 의원은 “(10개 중) 1개만 같아도 같이 갈 수 있다는 미니멀리즘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빅텐트면 해볼 만할 텐데 민주당·국민의힘에서 온 분들, 금태섭 대표 등을 묶어내려면 메이지 유신 때 삿초(사쓰마-조슈) 동맹을 끌어낸 사카모토 료마 같은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며 “이 세력들과 다 걸리는 인물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전 위원장은 금 대표와 이준석 위원장의 멘토로 불리고 조 의원이 첫 배지를 달 때 민주당 비대위원장이었다. 파괴력 자체에 대해선 박성민 대표는 민주당·국민의힘 혁신 정도에 연동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두 당이 혁신하면 (신당의) 바람이 빠지고 혁신을 안 하면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통합으로 가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희웅 센터장은 “(신당이) 가치 지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선행되지 않고 몸집 키우기로 비칠 경우 파괴력에 제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제3당은 영남(JP의 자민련) 또는 호남(안철수의 국민의당)에서 다수의 의석을 확보했다. 윤희웅 센터장은 “영남에서 이준석 신당이 보수의 미래를 책임져준다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호남에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반면 박동원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산 정도가 영향을 받을 텐데 (제3당이 아닌) 민주당과의 대결”이라며 “신당이 국민의힘에서 5% 가져가고 민주당에서도 7, 8% 정도 가져가는 효과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윤태곤 실장은 “이번엔 수도권 대결”이라고 했다. 전통적으로 제3당 후보에 인색했던 수도권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민 대표는 거대여당이던 민주자유당에 민주당·자민련이 참패를 안긴 1995년 지방선거를 예로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하려는 사람들이 민주당을 통해서 할 수 없다면 제3당에 몰아주자고 할 수 있고, 역으로 민주당을 심판하려는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낙관적으로 볼 건 아니지만 지역구 당선자가 없을 것이란 것도 지나친 고정관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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