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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6년차 세터 염혜선은 야간 훈련도 기꺼이 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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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정관장 세터 염혜선. 사진 한국배구연맹

여자배구 정관장 세터 염혜선. 사진 한국배구연맹

프로 16년차 베테랑도 기꺼이 야간 훈련을 한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여자배구 정관장 세터 염혜선(33) 이야기다.

정관장은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1, 21-25, 25-16, 25-13)로 이겼다. 승리를 이끈 염혜선은 "이겨서 좋긴 한데, 힘들게 끌고 갔던 건 반성해야 한다. 끝까지 이겨내서 승점 3점을 따낸 데 만족한다"고 했다.

정관장은 이날 5명의 선수(정호영 20점·지아 15점·메가 14점·이소영 10점·박은진 10점)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세터 염혜선은 고른 볼 배분으로 페퍼저축은행의 수비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고희진 감독도 "중앙 쪽을 많이 활용하자고 했는데, 혜선이가 잘 해줬다"고 했다.

염혜선은 "골고루 득점을 내고 잘 해줬기 때문에 그런 기록이 나온 거 같다. 쉽게 득점을 할 수 있도록 더 잘 올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초반에 이소영에게 공격 배분을 많이 했던 염혜선은 "소영이 쪽 블로킹을 야스민이 붙을 줄 알았는데 이고은이 붙어 많이 줬다. 사실 말도 안 되는 공을 주기도 했는데, 득점을 내니까 줬다. 다음엔 편하게 올려주겠다"고 웃었다.

염혜선은 이날 통산 1만4000세트를 달성했다. V리그에선 한선수(대한항공), 이효희(은퇴) 두 사람만 달성한 기록이다. 염혜선은 "1호가 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토스하는 정관장 세터 염혜선. 사진 한국배구연맹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토스하는 정관장 세터 염혜선. 사진 한국배구연맹

프로 데뷔 시즌부터 꾸준하게 활약한 염혜선이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잘 닿지 않았다. 현대건설 시절 두 번 우승을 차지했고,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그러나 정관장 이적 후엔 아직 포스트시즌에도 가지 못했다.

염혜선은 "진짜 우승하고 싶다. 우리 팀은 혼자서 잘 해서 되는 팀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들만 득점해서는 안 되고, 국내 선수들까지 고르게 해야 이길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더 뭉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2세트 지고 나서 소영이가 '우리는 원 팀으로 해야 한다. 하나로 뭉치자'고 했다. 그 말대로다. 잠시라도 안일한 생각을 하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정관장은 이소영이 수술 이후 컨디션을 찾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4라운드는 3승 1패를 거뒀다. 고희진 감독이 세운 라운드 목표(5승 1패)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최근 3연승을 거두며 3위 GS칼텍스(13승 9패·승점 38)를 승점 5점 차로 쫓았다. 염혜선은 "(팀이 더)단단해지는 것도 맞는데. 아직 100%는 아니다. 더 이기겠다"고 했다.

고희진 감독은 개막 전부터 염혜선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국가대표로 뽑힐 만큼 기량을 지녔지만, 다소 기복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고 감독은 그런 염혜선에게 연습량을 요구했고, 염혜섬은 야간 훈련까지 참여하며 부응하고 있다.

염혜선은 "힘들기는 한데, 타이밍을 찾는데도 득이 된다. 내가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야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이 나오기 때문에 내가 힘들어도 계속 하는 게 좋다. 아픈 곳이 없으니까 야간 훈련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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