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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대도 안 팔린 수입차..."그래도 역대급 성장한 수입차는 이게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역성장했다. 목표치 제시한 연간 판매량 30만 대 벽도 넘지 못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30만대 벽' 넘지 못해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

11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7만1034대로 2022년(28만3435대) 대비 1만2401대가 줄었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2019년 24만대에서 2022년 28만대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BMW와 벤츠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BMW 520d(왼쪽)와 벤츠 E300. 사진 BMW·메르세데스-벤츠

BMW와 벤츠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BMW 520d(왼쪽)와 벤츠 E300. 사진 BMW·메르세데스-벤츠

수입차 1·2위 BMW(7만7395대)와 메르세데스-벤츠(7만6697대)가 판매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 브랜드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46%, 5.28% 판매량이 감소했다. 3위는 아우디로 지난해 1만786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2만1402대) 대비 16.5% 감소한 숫자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대비 비싼 수입차는 할부와 리스 구매 비율이 높은데 지난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차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많았다”며 “올해도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1·2위가 역성장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국산차 점유율 확대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상승 중이다. 수입차 판매량을 합산한 현대차그룹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76%를 기록해 2022년(73%)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차 10대 중 7.6대가 현대차·기아 차량이었다. 이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환 속도를 낸 효과로 풀이된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역성장 흐름 속에서도 판매량 상승을 기록한 수입차 브랜드도 있다. 볼보와 토요타가 대표적이다. 볼보는 지난해 1만7018대를 판매해 역대 최다 판매 신기록을 새로 썼다. 수입 브랜드 연간 누적판매 순위에선 1998년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량 4위에 올랐다. 볼보는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왜건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결합한 V60 크로스컨트리 등을 출시하면서 독자적인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볼보는 올해 전기차 EX30을 출시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최근 인기인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하이브리드 원조'로 불리는 5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반면 수입차 4위에 오르기도 했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1만24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7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만5791대) 대비 35.1% 감소한 숫자다. 폭스바겐은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디젤 모델에 주력하면서 친환경차 전환에 발을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수입차 시장도 친환경차가 늘면서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강세는 수입차 판매량에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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