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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김강민 사태? 158승 투수 와다 FA보상선수로 세이부행

중앙일보

입력

소프트뱅크에서 세이부로 이적하게 된 왼손투수 와다 츠요시. 사진 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소프트뱅크에서 세이부로 이적하게 된 왼손투수 와다 츠요시. 사진 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일본프로야구에서도 '김강민 사태'가 일어났다. 통산 158승을 거둔 소프트뱅크 호크스 투수 와다 츠요시(43)가 보상 선수로 팀을 떠난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11일 세이부가 소프트뱅크와 계약한 FA 내야수 야마카와 호타카(33)의 보상선수로 와다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소프트뱅크의 얼굴인 와다가 충격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왼손투수 와다는 2003년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에 입단했고,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그해 일본시리즈 7차전 완투승으로 팀에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와다는 2010년 퍼시픽리그 MVP에 오르는 등 에이스 역할을 했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다. 특히 한국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둬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베이징 올림픽 한·일전 선발로 나와 김광현과 눈부신 투수전을 펼쳤다.

2011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와다는 부상에 시달리며 통산 5승에 머물렀다. 결국 2016년 친정팀 소프트뱅크로 돌아왔고, 15승을 거두며 부활했다. 이후엔 팔꿈치 부상 탓에 예전 모습은 잃었지만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42살인 지난 시즌에도 100이닝을 던지며 8승을 올렸고, 내년 연봉도 2억엔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와다는 소프트뱅크에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됐다.

세이부는 다카하시 고나와 이마이 다츠야, 다이라 가이마, 스미다 치히로 등 뛰어난 선발 요원이 많다. 반면 야마카와가 빠졌고, 지난해 15홈런을 친 데이비드 맥키넌(미국)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자연히 소프트뱅크는 야수 위주로 보호명단을 짤 수 밖에 없었고, 노장 선발 와다는 전략적으로 제외됐다. 그러나 세이부는 허를 찌르는 선택을 내렸다.

와다의 이적은 SSG 랜더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외야수 김강민(42)을 떠올리게 한다. SSG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을 앞두고 보호선수 명단에서 김강민을 제외했다. 외야수가 필요했던 한화는 김강민을 지명했다. 원클럽맨 김강민은 고민 끝에 한화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SSG는 이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프트뱅크 역시 팬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팀의 간판이었던 와다를 보호 명단에 넣지 않은 것에 실망해서다. 오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회장을 향해 쓴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야마카와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다. 퍼시픽리그에서 홈런왕을 세 차례나 차지한 야마카와는 지난해 17경기에 나와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했다. 성폭행 혐의로 근신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FA를 신청해 세이부 팬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는데, 소프트뱅크가 4년 16억엔에 계약했다. 일부 팬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 이상 소프트뱅크를 응원하지 않겠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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