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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경 모였다...비만치료제·AI 돌풍 분 '글로벌 바이오 빅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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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메인트랙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메인트랙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했다. 발표 기업으로 공식 초청받은 회사만 전 세계 614개사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다. JP모건 측은 이들 회사의 상장사 시가 총액을 합치면 총 8조2000억 달러(약 1경80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북미·유럽·동아시아 등 주요 시장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바이오 산업의 성장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개막 이틀차인 9일(현지시간) 아스트제네카·GSK·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기업들이 연달아 발표에 나서면서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지역 신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JPMHC가 열리는 일주일 남짓 동안 전 세계에서 약 1만명이 도시로 몰려든다.

‘비만치료제 전쟁’ 시작됐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이날 오전 가장 붐빈 곳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비만 치료제 ‘위고비’ 제조사 노보노디스크의 발표 현장이었다. 노보노디스크는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약을 개발했는데, 오히려 이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같은 성분에 용량만 달리한 위고비를 출시해 대성공을 거뒀다. 월 180만원의 적지 않은 투약 비용에도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질 정도였다.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유럽 1위에 올랐으며 덴마크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기도 했다.

위고비의 성공에 자극받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최근 잇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 들었다. 당장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신약 젭바운드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추격에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60억 달러이던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 1000억 달러(13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라르스 프루에가르드 예르겐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비만치료제 경쟁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부작용 문제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산업까지 넘보다

글로벌 빅테크도 올해를 기점으로 일제히 이 행사에 나타났다. AI가 치료제 개발에 이미 활발히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AI 칩을 내세워 반도체 기업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엔비디아는 바이오 업계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엔비디아 발표 현장 모습. 내부 공간이 참석자들로 가득 차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복도를 가득 메웠다. 샌프란시스코=이희권 기자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엔비디아 발표 현장 모습. 내부 공간이 참석자들로 가득 차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복도를 가득 메웠다. 샌프란시스코=이희권 기자

8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엔비디아가 대형 제약사 암젠과 공동 개발을 확대하고 신약 개발을 위한 생성형 AI 서비스와 슈퍼컴퓨터를 공개하자 시장은 사상 최고치의 주가로 화답했다. 킴벌리 파웰 엔비디아 헬스케어 부문 부사장은 이날 “AI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 후보 물질을 훨씬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면서 “헬스케어와 AI를 연결하기 위해 10년 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구글이 설립한 AI 신약개발사 아이소모픽 역시 글로벌 제약사와 4조원 규모의 대규모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 제3캠퍼스 첫 언급

K-바이오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제2의 반도체 신화’에 도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는 인천 송도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 공사를 채 마치기도 전에 제3캠퍼스 카드를 꺼냈다. 급증하는 바이오 의약품 신(新)시장 수요를 쓸어 담아 전 세계 위탁개발생산(CDMO)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모습.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로 공식 초청을 받은 기업과 관계자에 한해 비공개를 전제로 사업 현황과 전략을 공유한다. 사진 JP모건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모습.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로 공식 초청을 받은 기업과 관계자에 한해 비공개를 전제로 사업 현황과 전략을 공유한다. 사진 JP모건

존 림 삼성바이오 대표는 9일(현지시간) JPMHC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가 제3캠퍼스 건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건설 장소나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당장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18만ℓ 규모의 5공장만 완공돼도 삼성바이오의 생산능력은 총 78만4000ℓ로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고 압도적 선두가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압도적인 투자로 세계 1위에 올라선 전략을 삼성이 바이오 사업에서도 똑같이 구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삼성바이오는 JPMHC에 국내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8년 연속 초청 받았다. 특히 올해부터는 가장 주목받는 둘째 날 발표자에 올라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전 세계 상위 20개 제약사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바이오 업계의 TSMC’로 불릴 만큼 높아진 위상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삼성바이오와 더불어 셀트리온이 메인트랙에, SK바이오팜·롯데바이오로직스·카카오헬스케어·유한양행이 아시아 태평양 세션(APAC)에 발표자로 공식 초청받아 JPMHC 발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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